[시론] 수요만 더 늘리는 강남 집값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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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적고 수요 많은 게 강남 집값 상승 원인
섣부른 수요억제책은 투자수요에 불 댕길 뿐
강남 주목하기보다 빈곤층 주거복지 힘써야
조 주 현 < 건국대 교수·부동산학 >
섣부른 수요억제책은 투자수요에 불 댕길 뿐
강남 주목하기보다 빈곤층 주거복지 힘써야
조 주 현 < 건국대 교수·부동산학 >
![[시론] 수요만 더 늘리는 강남 집값 규제](https://img.hankyung.com/photo/201801/07.15704395.1.jpg)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왜 정부는 강남 집값, 특히 강남 아파트 가격에 신경을 써야 하는가. 아마도 강남 주택 가격이 다른 지역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쳐 전국적인 주택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은데 이는 올해 예정된 대규모 입주 물량으로 볼 때 타당하지 않다. 그보다는 향후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강남 주택시장만이 유일하게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으로 남고, 이것이 주택시장의 지역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런 불평등의 척도는 주간 단위가 아니라 적어도 2~3년의 장기적 가격동향을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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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소득이 증가하면 주택 수요는 늘어나며 특히 좋은 입지와 학군, 자산 가치가 장기간 보존될 수 있는 지역의 주택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난다. 강남에 대한 주택 수요는 학군 중심의 교육제도와 일자리의 지역적 집중, 도심과 외곽지역을 잇는 교통망의 획기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이런 사회적 변화가 없다면 강남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어떤 시도도 강남 주택에 대한 투자 수요만 부추길 것이다.
정부가 강남 집값에 주목하는 동안 강남 아파트는 우리나라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주목하는 투자처가 됐다. 실제로 최근 강남 주택의 매수자 중에는 외지인도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강남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재건축에 의한 공급은 각종 규제로 더욱 축소되는 반면 수요는 규제의 주목효과로 더욱 증가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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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강남 주택 가격이 우리나라 주택시장과 주택 문제의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강남 집값은 소위 ‘그들만의 리그’가 되도록 지켜보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섣부른 규제는 공급을 줄이고 수요를 촉발할 뿐이다. 강남 집값에 주목할 시간에 주거 빈곤 계층에 보다 직접적인 도움을 확대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이다.
조 주 현 < 건국대 교수·부동산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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