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기관 등이 조사…안보리 대북제재는 엄격히 이행"
대만정부 "北에 유류밀수 선박, 대만기업 개입여부 조사중"
공해 상에서 북한에 유류를 밀수출한 홍콩 선박을 대만기업이 임차했다는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와 관련해 대만 정부가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대만 연합보가 31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여수항에 입항해 정유제품을 옮겨싣고 출항한 홍콩 선적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10월 19일 공해 상에서 북한 선박 '삼정 2호'에 정유제품을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이전했음을 인지했다.

조사 결과 이 배는 대만에 있는 기업인 빌리언스벙커 그룹이 임차해 사용하는 중이었으며, 지난 10월 11일 여수항에 들어와 일본산 정유제품 1만4천39톤을 적재하고 나흘 뒤 대만을 목적지로 출항했다.

그러나 이 배는 대만으로 가지 않고 용선주 대행인의 지시에 따라 동중국해 공해 상에서 북한 선박 1척을 포함해 총 4척의 선박에 정유제품을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 교통부는 이에 대해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는 홍콩 선적으로서, 선주인 '윈모어해운'의 등록지는 홍콩"이라며 "이 선박은 올해 두 차례 대만으로 와서 물자를 보급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교통부는 "한국 정부가 이 선박을 대만 빌리언스벙커그룹이 임차했다고 밝혔지만, 이 회사는 마샬군도에 등록돼있다"면서 "현재 대외 부문과 국가안보 기관 등이 대만기업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선박이 대만으로 오지 않아 빌리언스벙커 그룹을 처벌하지는 못한다"면서 "만약 이 회사가 유엔 제재로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면, 대만의 각 기업에 통보해 이 회사와의 거래로 피해를 보는 일을 피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하게 준수하고 있다면서 북한과의 무역도 올해 9월부터 전면 중단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통과된 유엔 안보리 2375 결의는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북한에 물자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최근 통과된 2397호는 북한과의 밀수 행위가 의심되는 선박을 회원국들이 억류해서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교통부는 "대만은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에 포함된 모든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고 있으며, 향후 해운협회 등에 재차 통지해 이를 더욱 엄격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 의심되는 선박이 입항 신청을 할 경우 입출항 관리 시스템에 설정한 엄격한 감독 절차를 통해 조사하고, 제재 위반이 아닌 것으로 확인될 경우에만 입항을 허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