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증시 전망]서영호 "2018년도 주식 호황…코스닥 눈여겨봐라"
"2018년에도 국내 증시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닥시장이 오랜 소외에서 벗어나 호황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올해 국내 증권시장에 대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상승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술년 새해를 맞이해 1일 서 센터장에게 2018년 증시 전망을 물었다.

KB증권 리서치센터의 올해 예상 코스피지수 범위는 2400~3060이다. 코스피 예상 범위 상단을 3000 이상으로 잡은 것이다. 서 센터장은 "2018년에도 한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리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며 "글로벌 경기 호조, 풍부한 유동성 환경, 미 정부의 달러 약세 유도 정책 등이 국내 및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올해 주가 흐름은 '상저하고'의 방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흐름이 상반기 증시가 부진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 센터장은 "지수는 연중 우상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 주가 지수 수준이 상반기보다 높다는 점에서 상저하고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달러 가치 약세 등이 2~3년간 이어질 수 있다"며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를 때와 같이 상·하반기 패턴을 굳이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고는 본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이벤트로는 미국 트럼프노믹스와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을 꼽았다. 서 센터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약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려 하고 있으며 이는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미국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오는 요인"이라며 "달러 약세 환경에서 해외 투자 자금은 환차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노믹스와 신흥국 증시의 랠리는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게 서 센터장의 판단이다.

달러 약세로 인해 미국에서 해외로 유출되는 자금은 중국 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글로벌 자금의 중국시장 유입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고 위안화 가치는 높여 동아시아 증시 호조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 센터장은 "미국에서 빠져나온 자금들이 현재 투자할 지역을 찾고 있다"며 "중국의 자본시장이 개방되면 이들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2018년에는 코스닥시장에도 주목하라는 조언도 내놨다. 서 센터장은 "제약·바이오, 소프트웨어 등 유망 산업의 비중이 높고 매출액 증가율 등 성장성 지표도 양호하다"며 "국민연금 등 연기금 투자 확대도 예상되는 만큼 코스닥지수가 오랜 소외에서 벗어날 가능성 높다"고 강조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제약·바이오, 소프트웨어, 정유 등을 추천했다. 서 센터장은 "올해 증시가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점은 주도주의 변경"이라며 "2017년의 경우 정보기술(IT) 업종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루어진 점이 증시를 주도했다면 2018년에는 그 강도가 둔화되면서 IT를 제외한 새로운 주도주의 탄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망 종목을 묻는 질문에는 "코스피시장에서는 LG화학·포스코·네이버,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파크시스템스"이라고 답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