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평창 5G망 구축…타임슬라이스·옴니뷰 등 실감형 서비스
AI가 네트워크 관리 "5G는 메달 없는 전쟁…2019년 상용화 목표"
통신망부터 단말·서비스까지… 세계 최초 5G 올림픽 눈앞
'2.8Gbps'
태블릿 화면 위 숫자가 기세 좋게 올라가다가 멈췄다.

지난 19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내 5G 센터에서 측정한 데이터 전송 속도다.

현재 LTE 최고 속도보다 5배가량 빠른 수준이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리면 경기장 안팎은 물론 안방과 스마트폰에서도 초고속 통신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KT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5G 시범 서비스를 통해서다.

◇ KT "세계 최초 ICT 5개 선보인다"
이날 강릉 경포호 인근 상공에는 무인 비행체 '스카이쉽(Skyship)'이 떴다.

스카이쉽은 경포호 주변을 달리는 5G 버스를 따라가며 고화질(UHD) 영상을 찍어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영상이 전송되는 통신망과 단말 모두 5G용이다.

네트워크부터 단말, 서비스까지 5G로 가능해진 것이다.

평창올림픽 주관통신사 KT는 이번 대회에서 통신망부터 단말, 서비스까지 5G를 구현해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에서 앞서가겠다는 전략이다.

KT는 개막 D-50을 이틀 앞둔 19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통신망과 방송중계망 준비 상황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오성목 네트워크부문 사장은 "평창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개, 올림픽 최초 4개의 첨단 ICT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KT는 5G 공통 규격, 칩세트, 단말, 시스템, 서비스를 모두 확보한 유일한 사업자로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KT가 언급한 세계 최초 ICT 서비스는 5G 단말·네트워크·서비스를 모두 포함한다.

28㎓(기가헤르츠) 대역의 5G망에 소형 5G 단말을 연결해 타임슬라이스, 옴니포인트뷰, 5G 버스 등 실감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실감형 서비스들은 데이터 용량이 크다 보니 현재 LTE 통신으로는 원활하게 구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5G를 통해서라면 가능하다.

5G는 최대 속도가 20Gbps(초당 기가비트)로, 현재 LTE 속도 400∼500Mbps보다 40∼50배 빠르고, 처리 용량도 100배 많다.

◇ 타임슬라이스로 찰나 포착…네트워크 관리는 AI가
방문객들은 주요 종목에 적용된 실감형 서비스를 통해 5G를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타임슬라이스는 피겨스케이팅, 옴니뷰는 크로스컨트리에서는 만나볼 수 있다.

타임슬라이스는 정지 상태에서 다양한 각도의 화면을 제공하는 기술이며, 옴니뷰는 다양한 선수 정보를 제공한다.

타임슬라이스를 위해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아이스아레나에는 한쪽 벽면에 카메라 100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설치된다.

전체 카메라의 촬영 범위는 경기장의 절반인 180도에 달한다.

카메라 100대가 동시에 찍은 찰나의 순간은 서버를 통해 경기장 내 체험존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옴니뷰는 선수 유니폼에 통신용 모듈(60g)과 배터리를 장착해 선수 위치와 기록 등을 단말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올림픽 기간 5G 버스도 평창과 강릉 일대를 누빌 전망이다.

45인승 대형버스를 개조한 5G 버스는 내부를 반투명디스플레이로 꾸며 고화질(4K)의 경기 영상을 8개 채널로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

차량통신(V2X)과 라이다(LiDAR·물체인식센서) 등을 통해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5G 네트워크 관리는 인공지능(AI)이 맡는다.

KT의 5G 네트워크 관제 시스템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향후 5분의 트래픽을 예측할 수 있다.

장애확률이 60% 이상이면 조치 방안을 제안하고, 복잡한 장애 처리는 자동으로 수행한다.

이 모든 과정은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으로 간단히 할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5G 망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KT는 5G와 함께 IPTV의 실시간 다국어(6개국) 서비스와 스카이라이프TV의 LTE 기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평창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 1만1천㎞ 통신망 구축…"세계 최초 상용화 선도"
KT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1만1천㎞가 넘는 통신망을 구축했다.

통신망은 크게 대회 결과를 다루는 게임망, 업무망, 시설망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게임망은 수도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부산 송정 해저케이블을 거쳐 올림픽 세계 IT 파트너인 네덜란드의 아토스(AtoS) 데이터센터로 연결된다.

경기 결과가 순식간에 네덜란드까지 가는 셈이다.

무선통신에서는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기반의 위치 알림 서비스도 올림픽 최초로 선을 보인다.

KT는 이를 위해 설비 관리 직원에게 NB-IoT 트래커(추적장치)를 부착해 통신 장애 발생 시 인접한 직원 호출과 차량 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 주 진행된 기술 리허설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믿기 힘들 정도로 신속하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KT는 통신망부터 단말, 서비스까지 5G를 구현해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에서 앞서가겠다는 전략이다.

KT는 2019년 상반기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 AT&T 등이 이미 내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성목 사장은 "올림픽에서 메달 없는 전쟁이 5G 경쟁"이라며 "상용화를 위해서는 표준화가 중요하며, 전용 단말의 출시 시점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불거진 SK텔레콤의 통신 설비 훼손 사건과 관련해서는 "유감"이라며 "올림픽 통신망 훼손은 국가나 통신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쟁사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양사는 최근 일주일 내 복구하기로 합의했지만, 세부 사항을 두고 여전히 이견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사장은 "올림픽은 0.1초라도 통신이 중단되면 문제가 생기기에 완벽한 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동안은 눈으로만 즐기는 올림픽이었다면 평창올림픽은 실제 현장에 있는듯한 몰입감을 5G 기술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