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중국이 '사회주의 강국'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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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부흥' 드러낸 중국…한국에는 위기
새로운 경쟁관계 대비 발상을 전환해야
박래정 < LG경제연구원 베이징대표처 수석대표 >
새로운 경쟁관계 대비 발상을 전환해야
박래정 < LG경제연구원 베이징대표처 수석대표 >
![[세계의 창] 중국이 '사회주의 강국' 되는 날](https://img.hankyung.com/photo/201711/07.14367680.1.jpg)
중국 공산당의 1인 지배 특징이 짙어질수록 절대권력자의 머릿속은 더욱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부총리를 부친으로 둔 덕에 숙명처럼 당과 국가의 지도자 수업을 받아온 시 총서기다. 70대가 코앞인 절대 권력자는 대개 어떤 상황변화 속에서도 평소의 세계관, 가치관, 신념을 꺾지 않는 법이다. 자신이 죽어서야 문화혁명의 대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던 마오쩌둥이나 당의 분열을 염려해 톈안먼 유혈진압을 지시한 덩샤오핑이 그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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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회주의와 달리 중국 사회주의는 초기부터 유달리 중국적 특색의 불가피성과 민족주의적 사명감을 강조해왔는데, 이는 제국 열강의 침탈에 맞서야 했던 시대적 소명의식 때문이었다. 수정 당장이 ‘위대한 부흥’을 명시함으로써 중화주의는 이제 공세적인 입장에서 구심력을 발휘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시 총서기가 말했다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중국의 일부였던’ 한국으로선 불길한 파장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경제강국이란 바탕이 있어야 달성할 수 있다. 그것도 사회주의적 공유제 원칙이 밑바닥부터 관철되는 경제강국이다. 정부와 국유기업이 2인3각이 돼 선진국 일류기업의 경쟁력을 따라잡겠다는 청사진이다. 시 총서기는 당대회 보고에서 현대화 강국의 목표시한을 두 단계로 나눴는데, 이는 2년 전 자신이 주창한 ‘중국제조 2025’의 2단계(2035년), 3단계(2049년) 목표시한과 정확히 일치한다. 중국 공산당의 제조업 고도화는 일반적인 산업정책 범주를 넘어서는 ‘역사 복원 프로젝트’라는 점이 여기서도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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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중국의 개혁개방이란 호기를 가장 잘 살린 파트너가 한국”이라고 치켜세워왔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까웠던 덕이 제일 컸다. 중국 산업경쟁력이 일취월장한 지금 호기는 위기로 바뀌었다. 시 총서기가 천명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한민족의 쇠퇴와 분열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신시대를 맞아 지도이념부터 손질하는 중국처럼 새로운 한·중 경쟁국면에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박래정 < LG경제연구원 베이징대표처 수석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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