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는 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외노조 철회' 등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 결과(가결)를 공개한 뒤 24일 연가투쟁 등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 출처=전교조 홈페이지
전교조는 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외노조 철회' 등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 결과(가결)를 공개한 뒤 24일 연가투쟁 등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 출처=전교조 홈페이지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부문 노조의 첫 대(對)정부 투쟁이 현실화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법외노조 철회 등을 촉구하며 오는 24일 연가투쟁을 비롯한 총력투쟁에 나선다. 연가투쟁은 법적으로 파업권이 인정되지 않는 교원들의 최고 수위 쟁의 행위로 사실상 파업이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철회, 교원평가제·성과급제 폐지 3개 안건에 대해 지난 6~8일 전국 252개 지회에서 실시한 조합원 총투표 결과 투표율 72%, 찬성률 77%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창익 위원장을 비롯한 전국 시·도지부장들은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하며 이달 24일에는 서울·대구·광주·부산 4개 권역으로 나눠 연가·조퇴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현 정부 출범 후 공공부문 노조로서는 처음 대규모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전교조는 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압도적 찬성률은 교단의 ‘교육적폐’ 청산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교육적폐 청산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부가 전면에 나서 법외노조 철회 문제를 풀라는 게 핵심 요구다.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를 직권 취소하면 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전교조는 “정부의 직권 취소는 위법도 아니고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위배되지 않으니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강변했다. 진행 중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의 대법원 판결부터 보자는 정부의 관망세를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교조는 강경투쟁을 선포하면서도 정부와의 대화 창구는 열어놓기로 했다. 파업 일정을 못 박고 당국을 압박하면서 물밑 협상을 통해 막판 합의를 이끌어내는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학교비정규직이 이 같은 방식으로 교육 당국에 근속수당 도입 및 인상 요구를 관철시킨 바 있다. 다만 법외노조 철회 사안은 교육부뿐 아니라 고용부와의 협상, 대법 판결까지 걸려 있어 단기간에 합의 도출은 어렵다는 평가다.

24일까지 보름 남짓한 기간 합의에 실패할 경우 교육부가 연가투쟁에 참여한 교사를 징계할지도 쟁점이다. 교육부는 지난 6월30일 민주노총 총파업 때 전교조 교사들이 조퇴 후 파업에 참여한 데 대해서는 별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한 교육계 인사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학생 수업권을 침해하는 전교조의 불법 행위를 눈감아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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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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