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단어, 과격한 표현은 없었지만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분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기로 했다. 그 압박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다고도 표현했다.

회담 직후 기자회견장은 지난 25년간 이상 이어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장과 같았다. 선봉은 아베 총리가 맡았다. 그는 “1990년대 초 제네바 합의 이후 수차례에 걸친 북핵 6자회담 등에서 북한은 핵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약속과 거리가 멀었다”며 “이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태도 변화를 이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북 압박 강화는 일본과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도 동참한다면 환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북한을 겨냥해 ‘(군사적 옵션을 포함하는)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미국과 일본은 100% 함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지금은 북한과의 대화가 아니라 추가 압박이 필요한 때”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일본이 독자적으로 북한의 35개 단체 및 개인에 대한 자산동결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도 공개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군사장비를 더 구매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미사일 방어체계는 일본과 미국의 협력에 기반한 것”이라며 “(북한의) 미사일을 격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화답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며 “아베 총리가 새로운 미군 장비 구입을 마치면 ‘영공에서 (북한 미사일들을) 격추하겠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북한이 정책을 바꿔 대화하자고 요청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사람들은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만 매우 억압적인 정권하에 있다”며 “(북한 주민과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