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은 ‘사람’을 지향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7’ 개회식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 이같이 말했다. 정·재계 및 학계 주요 참석자들 역시 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과학기술뿐 아니라 인문학, 예술을 포함한 인재를 양성해야 제대로 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글로벌 인재포럼 2017’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올바른 대응방안을 찾고 불확실한 미래에 희망을 심어줄 것을 주문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글로벌 인재포럼 2017’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올바른 대응방안을 찾고 불확실한 미래에 희망을 심어줄 것을 주문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개인 역량 조직화할 시스템 찾아야

올해로 12회째인 ‘글로벌 인재포럼 2017’은 100여 명의 주요 인사를 포함한 3000여 명의 참석자로 온종일 북적였다. 이들은 ‘우리가 만드는 미래’라는 주제로 곳곳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을 벌였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동기 호텔롯데·롯데월드 사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 회장은 인재포럼 ‘단골’ 관람객이다. 박용만 회장은 “우리나라는 개인 역량은 뛰어난 데 반해 조직적으로 사람을 길러내는 시스템이 취약하다”며 “인재포럼에서 그 방안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한국이 수출하는 최고의 상품이 바로 한국인”이라며 “젊은이들의 능력에는 의문이 없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이끌어 최고의 인재로 키우느냐가 주된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금융계 수장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중견·중소기업인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중견기업은 언제나 인재에 목마르다”고 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정보기술(IT)이나 드론 관련 강연이 열린 오후 세션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한국의 창업자들은 창의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토론문화가 부족한 교육에서 기인한다”며 “인재포럼을 계기로 경제·교육계에 토론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글로벌 인재포럼 2017’ 기조세션에 참석한 사람들이 발표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글로벌 인재포럼 2017’ 기조세션에 참석한 사람들이 발표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지식생산자로서 대학 역할 고민

학계 인사들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교육방식을 마련해야 할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꿈 도전, 그리고 창조’를 주제로 열린 지난해 인재포럼이 4차 산업혁명 인재상의 총론이라면 올해는 ‘우리가 만드는 미래’라는 주제로 각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테마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은 “이스라엘 같은 혁신이 왜 부족한지 따져보면 결국 창의성 교육의 부재와 연결된다”며 “기업가정신을 기르는 교육이 ‘인생 N모작’ 시대에 강한 인재를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재포럼은 매년 주요 대학 총장들의 사교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이날 역시 염재호 고려대 총장, 윤여표 충북대 총장, 정규상 성균관대 총장, 신성철 KAIST 총장, 박종구 초당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식생산자로서 대학의 역할을 고민했다. 염 총장은 “올해 인재포럼 주제인 ‘우리가 만드는 미래’의 ‘우리’가 고려대라면, 어떤 몫을 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며 올해 주제에 공감을 나타냈다.

이현진/구은서/배정철/조아란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