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을 대표하는 상품인 녹차가 세계적인 커피체인점 스타벅스 납품을 계기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동군과 녹차연구소는 스타벅스에 납품할 고급 가루녹차 6t을 출하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난달 1.5t 출하에 이어 두 번째 납품이다. 가루녹차 6t은 잎차 약 42t에 해당한다.

하동군이 스타벅스와 가루녹차 납품 계약을 체결한 건 지난 1월이다. 물량은 100t이다. 그동안 차광 재배와 가공, 스타벅스 관계자의 현지 실사, 성분 검사와 맛 평가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 이 때문에 군은 하동녹차의 스타벅스 진출을 녹차 세계화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지리산 자락인 하동은 녹차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주산지인 화개면 일대는 섬진강과 화개천이 인접해 안개가 많고 습하다. 토양은 약산성에다 물빠짐이 좋은 자갈이 많은 토질이어서 차나무 재배에 적합하다. 그 덕분에 하동의 녹차 재배 농가는 2013가구(전국 대비 46.5%), 재배 면적은 1042㏊(31.3%)에 달한다. 연간 녹차 생산량은 500t으로 전국의 30%를 차지한다.

2006년 설립된 하동녹차연구소는 녹차의 과학적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식의약품 및 기능성 소재 개발 등을 담당한다. 연구소 내 프리미엄가루녹차수출연구사업단은 올해 국비 22억9000만원을 지원받아 가루녹차 원료의 가공·살균·분쇄 공정 확립과 수출용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재배 농가의 노력도 돋보였다. 농약 화학비료는 물론 가공퇴비 사용도 억제하는 등 친환경 유기농업화에 나서 322개 농가가 친환경농산물인증 차를 재배하고 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하동녹차의 스타벅스 납품은 해외에서도 우리 지역 차의 맛과 품질을 인정한 것”이라며 “녹차 시장이 위축되는 어려움 속에서 녹차연구소와 생산자, 제다업체 등이 힘을 모아 품질 향상에 힘써 녹차산업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동=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