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도로 백양사나들목을 빠져나와 내장산 국립공원 자락에 있는 입암산(해발 641m) 쪽으로 15분가량 자동차로 달리면 전남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별내리마을(옛 남창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은 농지가 거의 없는 전형적인 산촌이다. 27가구 60여 명의 주민은 고로쇠와 오디, 복분자, 곶감 등을 생산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오덕수 별내리 산촌생태마을 사무장이 천문대를 소개하고 있다.  /임호범 기자
오덕수 별내리 산촌생태마을 사무장이 천문대를 소개하고 있다. /임호범 기자
한적한 산골마을이 최근 학생들의 생태 체험장으로 변했다. 오덕수 별내리 산촌생태마을 사무장(45)이 가져온 변화다. 오 사무장은 2005년부터 전북 전주에서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는 전기회사를 운영했다. 불행이 닥친 때는 2013년이다. 회사에 화재가 나 모든 것을 잃었다. 오 사무장은 “몇 개월간을 집에만 틀어박혀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고 말했다. 안타까워하던 지인이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한 곳이 별내리마을이었다.

오 사무장은 마을 이장이면서 13가구로 구성된 장성남창계곡영농조합 이사장인 정동일 대표를 만났다. 대지 1535㎡에 3층짜리 마을 회관은 산림청이 2013년 14억원을 지원해 준공했다. 정 대표는 오 사무장이 회사를 운영했던 노하우를 들으며 이 마을의 사무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젊은 사무장이 마을 일을 맡으면서 마을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오 사무장은 마을 특산품인 고로쇠로 된장, 간장을 만들고 홍시를 이용한 고추장을 제조해 온라인으로 팔았다. 마을 회관 옥상에 있던 천문대도 리모델링해 별보기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3년(2014~2016년)간 매년 400~500명의 학생이 이 마을을 찾았다. 조합 매출도 2013년 1500만원에서 2014년 3000만원, 2015년 4000만원, 지난해에는 45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00만원이다.

오 사무장은 앞으로 마을 전체를 인성학교로 꾸미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2박3일간 마을에서 숲체험, 별보기체험, 직업체험 등을 통해 인성을 키우도록 할 계획이다.

장성=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