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네이버 FARM] 20년간 3000여종 꽃밭 가꾼 아버지…20만명 찾는 관광 명소로 꽃피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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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세계꽃식물원
꽃 같은 부녀
남기중 원장과 남슬기 LIAF 대표
희귀 식물보다 흔한 꽃에 꽂힌 아버지
사계절 꽃길 걷는 1만여㎡ 유리온실 만들고
KAIST 경영학 석사 출신 딸은 원예 체험과 꽃차 제품 등 선보여
꽃 같은 부녀
남기중 원장과 남슬기 LIAF 대표
희귀 식물보다 흔한 꽃에 꽂힌 아버지
사계절 꽃길 걷는 1만여㎡ 유리온실 만들고
KAIST 경영학 석사 출신 딸은 원예 체험과 꽃차 제품 등 선보여
![[한경·네이버 FARM] 20년간 3000여종 꽃밭 가꾼 아버지…20만명 찾는 관광 명소로 꽃피운 딸](https://img.hankyung.com/photo/201710/01.14940349.1.jpg)
![[한경·네이버 FARM] 20년간 3000여종 꽃밭 가꾼 아버지…20만명 찾는 관광 명소로 꽃피운 딸](https://img.hankyung.com/photo/201710/AA.14936377.1.jpg)
남 원장은 꽃에 미친 남자다. 건국대 원예학과를 나와 종묘회사에서 꽃 수출 일을 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화훼붐이 일자 직접 농사에 뛰어들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성화봉송로 주변에 심을 대규모 국화 주문을 받았다. 신이 나서 열심히 길렀다. 그런데 갑자기 주문이 취소됐다. 상당한 자금을 투자한 터라 타격이 컸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호주로 떠났다. 2년 동안 현지에서 남의 땅에 농사를 지어주며 살았다.
![[한경·네이버 FARM] 20년간 3000여종 꽃밭 가꾼 아버지…20만명 찾는 관광 명소로 꽃피운 딸](https://img.hankyung.com/photo/201710/AA.14935157.1.jpg)
그게 바로 지금의 세계꽃식물원이다. 식물원의 꽃은 영농조합을 비롯해 농가에서 생산한 것들이다. 개관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신의 식물을 전시해 달라고 가져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1만6530㎡의 공간이 석 달 만에 식물로 가득 찼다.
![[한경·네이버 FARM] 20년간 3000여종 꽃밭 가꾼 아버지…20만명 찾는 관광 명소로 꽃피운 딸](https://img.hankyung.com/photo/201710/AA.14938310.1.jpg)
식물원을 더 잘 보여주고 싶었다. 아버지의 투박한 열정을 더 멋지게, 더 세련되게. 하지만 영농조합과 식물원의 농부들은 서비스업에 미숙했다.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영농법인의 자회사를 세우자고 결심했다. 남 대표가 KAIST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뒤 설립한 자회사가 LIAF다. ‘Life is a flower’의 앞글자를 땄다. “음식이 육체적인 배고픔과 목마름을 해결하듯이 꽃은 정서적 허기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경·네이버 FARM] 20년간 3000여종 꽃밭 가꾼 아버지…20만명 찾는 관광 명소로 꽃피운 딸](https://img.hankyung.com/photo/201710/AA.14935158.1.jpg)
식물원 입장료는 8000원이다. 비싸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남 대표는 식물원에 전시된 꽃의 가치를 낮추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소셜커머스에서 흔한 입장료 할인 같은 것도 하지 않는다. 식물 가격은 모두 정찰제다. 꽃이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한 시도다.
남 원장 부녀는 앞으로 꽃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한국의 화훼산업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꽃을 꿈꾼다. 그 접점이 식물원에도 있는 가든센터라고 본다. 외국처럼 화분이나 식물은 물론이고 상토, 비료, 농기구, 울타리를 쉽게 살 수 있는 곳. “지금 도문화센터가 근처에 많이 있듯이 가든센터도 지역마다 랜드마크처럼 생긴다면 꽃을 향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질 겁니다.”
정찰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나눠온 것도 있다. 다육식물이다. 10년쯤 전부터 식물원 방문객에게 나눠준 게 100만 개를 넘었다. “식물원에 온다는 것 자체가 식물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별 관심이 없더라도 다육식물을 집에 가져가서 두고 보면서 식물 키우는 게 재미있는 일이란 걸 알게 됐을 겁니다.”
남 대표는 ‘꽃 한잔 드세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커피 한 잔처럼 꽃 한 송이를 일상에서 사자는 캠페인이다. “커피도 문화가 없었지만 테이크아웃 잔과 상점이 늘어나면서 자리 잡았죠. 꽃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멋지고 대단한 게 아니라 집에 김치 담는 통에 심어도 되는 게 꽃이거든요.” 아산=FARM 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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