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부 요인과 오찬간담회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정세균 국회의장 등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문 대통령, 정 의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5부 요인과 오찬간담회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정세균 국회의장 등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문 대통령, 정 의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연휴를 보내고 공식업무에 복귀한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 오른 주요 화두는 ‘개혁’과 ‘민생’이었다. 개혁은 적폐청산을 의미하고, 민생은 경제를 성장시켜 ‘파이’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만드는 데 경제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중순 열리는 일자리위원회와 4차산업혁명위원회 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로 한 것도 민생 중심의 국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란 해석이 나온다. 국민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일자리 로드맵 나온다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일자리 상황과 전망, 공공 일자리 확충 방안 등이 논의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고령화·소득 수준 향상 등으로 공공서비스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그동안 지나친 인력증원 억제로 기본적인 서비스 수요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공일자리가 국제 수준과 비교하더라도 부족한 상황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4~5년간 에코붐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으로 청년 고용 여건이 악화될 전망이므로 청년 고용 애로 해소를 위한 공공부문의 마중물 역할 필요성이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오는 18일 열리는 제3차 일자리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출범 후 처음으로 직접 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11일 열리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1차 회의도 직접 할 예정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변화에 대응해 국가 전략과 정책을 심의하고 부처 간 정책을 조정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벤처·창업 등을 통해 우리가 신산업, 신성장 분야까지 이끌어나가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달 말 첫 가계부채 대책 발표

가계부채와 관련,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총량 측면에서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다. 정부가 지난 6월19일과 8월2일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가계부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회의에서는 연체자 관리 및 재기 지원 방안 등이 의제로 올랐다. 박 대변인은 “이달 하순께 관계부처가 마련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무리해 당정협의와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거쳐 발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추석 기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민생과 개혁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엄중한 민심”이라며 “정부는 민심을 받들어 더 비상한 각오로 민생과 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생과 함께 적폐청산과 개혁에 국정 기조의 방점을 두겠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편 문 대통령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사찰 의혹과 관련, “제1야당 대표의 의혹 제기이니 공박으로 흐르지 않게 정성을 다해 있는 사항을 제대로 설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경남지방경찰청은 “홍 대표 수행비서인 손모씨 휴대폰에 대해 가입자 인적사항 등을 확인하는 통신자료를 조회한 적은 있다”면서도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 대상자와 통화한 상대방 번호 내역에 손씨 번호가 포함돼 확인했을 뿐 정치 사찰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육군과 검찰도 각각 사찰 의혹을 부인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