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3 - 나태주(1945~)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이 아침의 시] 꽃·3 - 나태주(1945~)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 것이고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도서출판 지혜) 中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좋은 조건을 갖춘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그 ‘누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조건’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것은 순수하지 않다. 다만 ‘너’라는 한 가지 이유, 네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나를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참 아름다운 관계다. 인간적 향기가 은은히 풍긴다. 참 따뜻하다.

문효치 < 시인(한국문인협회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