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창간한 휴 헤프너 별세
미국의 유명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창간자인 휴 헤프너가 향년 91세로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플레이보이를 발간하는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는 이날 성명에서 “헤프너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헤프너는 1953년 플레이보이를 창간했고, 같은해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다. 플레이보이 창간을 준비하던 헤프너가 당대 최고 배우인 마릴린 먼로가 예전에 찍은 누드 화보를 입수했고, 이를 전면에 내세워 창간호를 만들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후 플레이보이는 과감한 여성 누드 사진을 다루면서 성인잡지의 대명사로 불렸다.

플레이보이의 토끼 모양 로고는 미국 성인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잡지의 성공으로 헤프너는 미국 미디어업계의 거물이자 성인 문화의 ‘아이콘’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플레이보이는 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들자 2016년 3월호부터 여성의 나체 사진을 싣지 않는 잡지로 개편하면서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헤프너의 아들이자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인 쿠퍼 헤프너는 “아버지는 언론과 문화의 선구자로서 특별하고 영향력이 큰 삶을 살았다”며 “언론의 자유, 인권과 성적 자유를 옹호하는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사회문화적 움직임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헤프너는 1964년 음란물을 발간, 유통한 외설죄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고 풀려난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그의 부고 기사에서 “헤프너와 플레이보이 브랜드는 결코 떨어질 수 없으며 둘 다 스스로를 성 혁명의 상징이자 미국의 사회적 편협함으로부터의 탈출구로 내세웠다”고 평가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