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도 '아르곤'답게…김주혁X천우희가 논한 언론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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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극 ‘아르곤’이 마지막까지 진실의 산화를 막는 엔딩으로 시청자에게 강한 울림을 전했다.
지난 26일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연출 이윤정, 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원작 구동회, 제작 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최종회가 방송됐다. 미드타운 진실의 끝에는 과거 선입견으로 팩트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김백진(김주혁 분)의 실수가 있었다. 자신들을 해치더라도 진실을 찾아내고 보도해야 한다는 김백진과 ‘아르곤’은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내며 모든 팩트를 밝혔다. 가장 ‘아르곤’다운 최종회였기에 더욱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아르곤’은 이연화(천우희 분)가 찾아낸 팩트를 중심으로 미드타운 인허가 비리를 조사했다. 온갖 불법과 특혜 위에 지어지고, 살아있는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지켜졌던 미드타운의 배후에는 큰 회장이 있었다. 이연화는 지역 신문 기공식 사진을 뒤져 큰 회장이 한때 부동산의 귀재로 불렸던 윤덕수(박노식 분)임을 알아냈다. 진실에 가까워지면서 상상하지 못한 미드타운의 진실과 ‘아르곤’의 연결고리가 드러났다. 윤덕수와 한통속이 돼 일하는 양호중(양현민 분)은 과거 착한 병원을 짓기 위한 시민단체에서 일하던 시기 뒷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는데, 이를 보도한 방송이 아르곤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병원 건립은 무산됐고 대신 각종 특혜를 받은 미드타운이 들어서게 된 것.
당시 김백진은 양호중과 윤덕수가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확신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사건을 꾸며낸 건 윤덕수와 미드타운 대표 서장혁이었다. 양호중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증거를 김백진에게 보냈다. 그러나 김백진은 아내가 시민단체를 설득하러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사적인 감정으로 사실 확인도 없이 후속 보도를 하지 않았다. 미드타운 인허가 비리를 보도하면 3년 전 자신의 치명적 실수가 드러날 수 있는 상황에서 김백진은 취재와 보도를 강행했다. 하지만 HBC를 비롯한 타 방송국과 신문사에서 조차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김백진은 수상이 예정돼있던 언론인상 시상식에서 모든 사실을 밝혔다. 이를 마지막으로 ‘아르곤’을 떠난 김백진은 끝까지 진정한 언론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아르곤’은 마지막 회까지 거짓보다 팩트가 강함을 보여줬다. ‘아르곤’이 찾아낸 팩트가 언론인으로 살아온 20년의 삶을 부정하게 될지언정 김백진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신념을 끝까지 지켰다. 동료 김백진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든 방송을 막아보려 했지만 김백진에게서 기자로서의 숙명과 진심을 깨닫고 다른 방송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려 했던 ‘아르곤’ 팀원들의 모습도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이어졌다. ‘아르곤’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과정이자 결말이었다.
김백진과 이연화의 끈끈한 신뢰도 감동을 더 했다. 김백진은 모든 짐을 이연화에게 맡겼다. 내막을 알고도 기사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이연화 뿐이기도 했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기자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미드타운 취재로 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연화는 자신의 기사로 김백진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다. “제대로 후속 보도만 했으면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적어도 미드타운이 세워지기 전에”라는 이연화의 원망은 그래서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김백진은 “너 나 때문에 기자가 됐다고 했지. 네가 기억하는 내 마지막이 기자다운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며 이연화를 다독였다. 그 마음을 알기에 이연화도 취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최종회답게 극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묵직하게 담긴 명대사가 곳곳에서 터졌다.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진실은 언제나 아픈 소리를 낸다”는 말은 언론의 무거운 책임을 대변했다. “일흔 한 명이야. 사회 보호막이 되어야 할 사람들 중 누구 하나라도 눈 똑바로 뜨고 있었으면 죽지 않을 목숨이. 우리도 그 보호막이었다”는 김백진의 말은 ‘아르곤’ 팀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벌써 세상은 모든 걸 잊은 채 그러려니 돌아가고 있다. 미드타운이 세상 하나뿐일까? 사회의 안전장치가 전부 고장 나있는데. 나를 해치는 기사라고 덮어버린다면 우리 역시 영원히 망가진 그 시스템의 일부일거다. 우리 그렇게 되지 말자”는 일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유효한 메시지였다.
한편, 마지막까지 뜨거운 호평을 받은 최종회 시청률은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2.8%, 순간 최고 시청률 3%를 기록했다. tvN 채널의 타깃 시청층인 20~40대 남녀 시청층 역시 평균 시청률 1.9%, 순간 최고 시청률 2.2%로 케이블과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탐사보도팀 ‘아르곤’ 의 치열한 삶을 그려내며 사랑 받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지난 26일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연출 이윤정, 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원작 구동회, 제작 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최종회가 방송됐다. 미드타운 진실의 끝에는 과거 선입견으로 팩트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김백진(김주혁 분)의 실수가 있었다. 자신들을 해치더라도 진실을 찾아내고 보도해야 한다는 김백진과 ‘아르곤’은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내며 모든 팩트를 밝혔다. 가장 ‘아르곤’다운 최종회였기에 더욱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아르곤’은 이연화(천우희 분)가 찾아낸 팩트를 중심으로 미드타운 인허가 비리를 조사했다. 온갖 불법과 특혜 위에 지어지고, 살아있는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지켜졌던 미드타운의 배후에는 큰 회장이 있었다. 이연화는 지역 신문 기공식 사진을 뒤져 큰 회장이 한때 부동산의 귀재로 불렸던 윤덕수(박노식 분)임을 알아냈다. 진실에 가까워지면서 상상하지 못한 미드타운의 진실과 ‘아르곤’의 연결고리가 드러났다. 윤덕수와 한통속이 돼 일하는 양호중(양현민 분)은 과거 착한 병원을 짓기 위한 시민단체에서 일하던 시기 뒷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는데, 이를 보도한 방송이 아르곤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병원 건립은 무산됐고 대신 각종 특혜를 받은 미드타운이 들어서게 된 것.
당시 김백진은 양호중과 윤덕수가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확신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사건을 꾸며낸 건 윤덕수와 미드타운 대표 서장혁이었다. 양호중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증거를 김백진에게 보냈다. 그러나 김백진은 아내가 시민단체를 설득하러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사적인 감정으로 사실 확인도 없이 후속 보도를 하지 않았다. 미드타운 인허가 비리를 보도하면 3년 전 자신의 치명적 실수가 드러날 수 있는 상황에서 김백진은 취재와 보도를 강행했다. 하지만 HBC를 비롯한 타 방송국과 신문사에서 조차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김백진은 수상이 예정돼있던 언론인상 시상식에서 모든 사실을 밝혔다. 이를 마지막으로 ‘아르곤’을 떠난 김백진은 끝까지 진정한 언론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아르곤’은 마지막 회까지 거짓보다 팩트가 강함을 보여줬다. ‘아르곤’이 찾아낸 팩트가 언론인으로 살아온 20년의 삶을 부정하게 될지언정 김백진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신념을 끝까지 지켰다. 동료 김백진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든 방송을 막아보려 했지만 김백진에게서 기자로서의 숙명과 진심을 깨닫고 다른 방송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려 했던 ‘아르곤’ 팀원들의 모습도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이어졌다. ‘아르곤’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과정이자 결말이었다.
김백진과 이연화의 끈끈한 신뢰도 감동을 더 했다. 김백진은 모든 짐을 이연화에게 맡겼다. 내막을 알고도 기사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이연화 뿐이기도 했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기자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미드타운 취재로 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연화는 자신의 기사로 김백진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다. “제대로 후속 보도만 했으면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적어도 미드타운이 세워지기 전에”라는 이연화의 원망은 그래서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김백진은 “너 나 때문에 기자가 됐다고 했지. 네가 기억하는 내 마지막이 기자다운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며 이연화를 다독였다. 그 마음을 알기에 이연화도 취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최종회답게 극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묵직하게 담긴 명대사가 곳곳에서 터졌다.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진실은 언제나 아픈 소리를 낸다”는 말은 언론의 무거운 책임을 대변했다. “일흔 한 명이야. 사회 보호막이 되어야 할 사람들 중 누구 하나라도 눈 똑바로 뜨고 있었으면 죽지 않을 목숨이. 우리도 그 보호막이었다”는 김백진의 말은 ‘아르곤’ 팀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벌써 세상은 모든 걸 잊은 채 그러려니 돌아가고 있다. 미드타운이 세상 하나뿐일까? 사회의 안전장치가 전부 고장 나있는데. 나를 해치는 기사라고 덮어버린다면 우리 역시 영원히 망가진 그 시스템의 일부일거다. 우리 그렇게 되지 말자”는 일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유효한 메시지였다.
한편, 마지막까지 뜨거운 호평을 받은 최종회 시청률은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2.8%, 순간 최고 시청률 3%를 기록했다. tvN 채널의 타깃 시청층인 20~40대 남녀 시청층 역시 평균 시청률 1.9%, 순간 최고 시청률 2.2%로 케이블과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탐사보도팀 ‘아르곤’ 의 치열한 삶을 그려내며 사랑 받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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