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딜 막전막후] 골드만 출신 PEF 콤비, 1년 만에 211억원 번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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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슨 김수민 대표·신선화 전무, 식자재 유통사 구르메F&B 인수
물류비 절감·IT시스템 구축 등 1년 만에 기업가치 두배 높여
물류비 절감·IT시스템 구축 등 1년 만에 기업가치 두배 높여
▶마켓인사이트 9월12일 오후 1시18분
골드만삭스 뱅커 출신 사모펀드(PEF) 매니저들이 149억원에 산 회사를 1년 만에 되팔아 211억원을 벌어들였다. 글로벌 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의 김수민 대표와 신선화 전무가 대박 신화의 주인공이다.
유니슨은 지난 6일 구르메F&B코리아 지분 71.69%를 패션업체 LF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구르메F&B는 유럽산 치즈 버터 푸아그라 등을 국내 호텔과 백화점 마트 등에 판매하는 회사다.
매각 가격은 360억원. 지난해 9월 149억원에 이 회사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불렸다. 고급 식자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는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지배구조 개선, 물류비용 절감, 브랜드 강화 등 기업가치 개선작업을 더한 결과다.
유니슨은 2014년 6월 국민연금을 주요 출자자(LP)로 끌어들여 3000억원 규모로 출범한 PEF다. 프랜차이즈 차 브랜드 공차와 예식장 아펠가모, 모임공간 서비스업체 토즈,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회사 에프앤디넷 등을 사들였지만 투자금 회수는 구르메F&B가 처음이다.
구르메F&B 거래는 유니슨 매니저들의 끈기와 창업자의 결단이 만들어낸 드라마라는 평가다. 구르메F&B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서재용 대표는 국내 특급호텔의 식자재 구매담당 호텔리어 출신이다. 뉴요커들이 누리는 식문화를 한국에 소개하겠다는 일념으로 1998년 서울 이태원에 구르메F&B 1호점을 열었다. 맛집 열풍이 불면서 기업가치가 치솟기 시작한 회사를 팔 리 없었다.
일류 투자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김 대표와 신 전무에게도 구르메F&B 인수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두 사람은 먼저 단골이 됐다. 주말 브런치는 어김없이 구르메F&B가 운영하는 식료품 판매점 겸 레스토랑 ‘유로구르메’에서 즐겼다. 업계에서 가장 만나기 힘든 경영인으로 통하던 서 대표와 안면을 트기 위해서였다. 이후 1년여간의 끈질긴 구애가 이어졌다. 동포와 유학파가 주류인 골드만삭스에서 드문 ‘토종’으로 활약한 김 대표가 우직하게 협상을 이끌고 두 아이의 엄마이자 골드만삭스에서 소비재그룹을 맡아 식재료 유통업에도 일가견이 있는 신 전무가 옆에서 도왔다.
서 대표의 맘이 움직인 건 70번째 만남에서였다. 대표 한 사람의 역량에 회사와 임직원의 명운을 걸기보다는 함께 체계적으로 회사를 키우자는 유니슨의 제안에 의기투합했다. 지분 매각 후에도 경영은 서 대표가 그대로 맡았다.
이번 재매각에 앞서 서 대표는 인수자의 조건으로 ‘식재료 유통사업을 하지 않는 회사’를 내걸었다.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유니슨은 여러 인수후보 가운데 고급 식자재 사업에 새로 진출하려는 LF에 팔아 약속을 지켰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
골드만삭스 뱅커 출신 사모펀드(PEF) 매니저들이 149억원에 산 회사를 1년 만에 되팔아 211억원을 벌어들였다. 글로벌 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의 김수민 대표와 신선화 전무가 대박 신화의 주인공이다.
유니슨은 지난 6일 구르메F&B코리아 지분 71.69%를 패션업체 LF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구르메F&B는 유럽산 치즈 버터 푸아그라 등을 국내 호텔과 백화점 마트 등에 판매하는 회사다.
매각 가격은 360억원. 지난해 9월 149억원에 이 회사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불렸다. 고급 식자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는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지배구조 개선, 물류비용 절감, 브랜드 강화 등 기업가치 개선작업을 더한 결과다.
유니슨은 2014년 6월 국민연금을 주요 출자자(LP)로 끌어들여 3000억원 규모로 출범한 PEF다. 프랜차이즈 차 브랜드 공차와 예식장 아펠가모, 모임공간 서비스업체 토즈,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회사 에프앤디넷 등을 사들였지만 투자금 회수는 구르메F&B가 처음이다.
구르메F&B 거래는 유니슨 매니저들의 끈기와 창업자의 결단이 만들어낸 드라마라는 평가다. 구르메F&B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서재용 대표는 국내 특급호텔의 식자재 구매담당 호텔리어 출신이다. 뉴요커들이 누리는 식문화를 한국에 소개하겠다는 일념으로 1998년 서울 이태원에 구르메F&B 1호점을 열었다. 맛집 열풍이 불면서 기업가치가 치솟기 시작한 회사를 팔 리 없었다.
일류 투자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김 대표와 신 전무에게도 구르메F&B 인수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두 사람은 먼저 단골이 됐다. 주말 브런치는 어김없이 구르메F&B가 운영하는 식료품 판매점 겸 레스토랑 ‘유로구르메’에서 즐겼다. 업계에서 가장 만나기 힘든 경영인으로 통하던 서 대표와 안면을 트기 위해서였다. 이후 1년여간의 끈질긴 구애가 이어졌다. 동포와 유학파가 주류인 골드만삭스에서 드문 ‘토종’으로 활약한 김 대표가 우직하게 협상을 이끌고 두 아이의 엄마이자 골드만삭스에서 소비재그룹을 맡아 식재료 유통업에도 일가견이 있는 신 전무가 옆에서 도왔다.
서 대표의 맘이 움직인 건 70번째 만남에서였다. 대표 한 사람의 역량에 회사와 임직원의 명운을 걸기보다는 함께 체계적으로 회사를 키우자는 유니슨의 제안에 의기투합했다. 지분 매각 후에도 경영은 서 대표가 그대로 맡았다.
이번 재매각에 앞서 서 대표는 인수자의 조건으로 ‘식재료 유통사업을 하지 않는 회사’를 내걸었다.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유니슨은 여러 인수후보 가운데 고급 식자재 사업에 새로 진출하려는 LF에 팔아 약속을 지켰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