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슨 화이트헤드의 퓰리처상 수상작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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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종주의 광기와 참상…흑인 노예소녀 탈출기

미국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사진)는 이 조직이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돕는 지하철도를 실제로 건설했다는 상상을 바탕으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은행나무)를 썼다. 주인공은 19세 흑인 노예 코라. 어느 날 도망갔다 잡혀온 동료가 살갗이 모두 벗겨지게 매질을 당한 뒤 산 채로 불에 타 죽는 것을 목격한 뒤 코라는 탈출을 결심한다. 목적지조차 알 수 없는 지하철도를 타고 조지아주를 탈출해 다른 주에 가까스로 도착할 때마다 코라는 잔혹한 인종차별주의의 실상을 목도한다. 노예제 변혁에 대한 바람이 불고 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흑인을 대상으로 한 화학적 거세와 의료실험이 자행됐다. 노예 사냥꾼 리지웨이를 피해 당도한 노스캐롤라이나의 백인 주민들은 수적으로 압도하는 흑인을 경계해 노예제를 강박적으로 지지한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추격전’이라는 서사 구조 덕분에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수식을 배제한 작가의 단문은 박진감을 배가시킨다. 크고 작은 반전이 시계열을 따르지 않고 장과 장 사이 배치돼 있어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지난해 미국도서상을 시작으로 앤드루카네기메달, 퓰리처상, 아서클라크상 등을 석권한 소설이다. 미국도서상과 퓰리처상을 함께 받은 작품은 24년 만에 처음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