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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량보다 해석'…섬세한 열창 보여준 카우프만
요나스 카우프만 리사이틀
10년 만에 열린 내한 공연
피아니스트 도이치와 함께
슈만·브람스 등 24곡 열창
관객들 열광에 앙코르까지
10년 만에 열린 내한 공연
피아니스트 도이치와 함께
슈만·브람스 등 24곡 열창
관객들 열광에 앙코르까지
지난 4일 카우프만과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의 리더아벤트(리트독창회)가 열린 롯데콘서트홀 객석엔 빈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카우프만은 2015년 첫 내한 콘서트 때 서른 번의 커튼콜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이날 카우프만은 관객들의 환호 속에 흰 보타이를 맨 정갈한 연미복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첫 곡은 슈만의 ‘12개의 가곡’ 중 제3곡 ‘방랑의 노래’였다. 독일에서 온 가객(歌客)은 “자~아직 취기가 남아 있을 때 떠나자”라는 가사로 시작한 방랑가를 목이 덜 풀린 듯한 음색으로 노래했다. 제10곡 ‘고요한 눈물’에서 카우프만은 과장하지 않은 발성으로 목을 풀듯, op.25 ‘미르테 꽃’ 제1곡 ‘헌정’을 부를 때는 미동 없는 자세로 자신이 낼 수 있는 소리의 반만 들려주듯 노래한 뒤 퇴장했다.
두 번째 무대에서 몸이 풀린 듯한 카우프만은 리스트의 가곡 여섯 곡을 불렀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를 부를 때 그는 소리를 바깥으로 울려내기보다 몸 안 호흡의 압력만으로 음을 밀어내듯 노래했다. 3절에서 마이너풍으로 전개된 음악이 다시 희망을 찾은 후 외치듯 부른 가사 “O Gott”(독일어로 ‘오 신이시여’라는 뜻)의 고음은 이날 그가 들려준 첫 메조 포르테(mf) 음량 표현이었다.
2부에서 카우프만은 브람스의 op.63 ‘9개의 노래와 시’ 중 제5곡 ‘내 사랑은 초록빛’을 부른 뒤 하관을 좌우로 풀듯 움직였다. 이 행동 이후 신기하게도 전반부와 비교해 시원한 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두 음악가의 오랜 호흡의 진가가 드러났다. 성악가의 음량이 줄면 피아노는 소프트 페달을 많이 써 부드럽게 연주했고, 센 소리를 내던 카우프만의 성대에서 음이탈이 발생하면 피아노가 소리를 크게 내 실수를 숨겨줬다.
90여 분간 총 24곡을 완주한 카우프만과 도이치는 열광하는 한국 관객을 위해 슈만의 ‘달밤’ 등 총 네 곡의 앙코르를 선보였다. 마지막 앙코르곡 ‘체칠리’에서 B플랫 고음을 들려준 그의 발성 테크닉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오페라 아리아 콘서트에 대한 기대를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