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없어서 못 팔던 고급 선물이 어쩌다…"한 마리 1000원" 굴욕 [차이나 워치]
고급 민물게 가격 폭락에 양식업자 비명
中 명절 선물의 대명사 가격 폭락
中 고급 게 선물시장 흔들린다
中 명절 선물의 대명사 가격 폭락
中 고급 게 선물시장 흔들린다
가격이 생산비용을 위협할 정도로 떨어지자 일부 양식업자는 아예 포획을 중단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 위축과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 한때 부유층의 소비문화를 상징했던 다자셰가 고급 선물에서 대중적인 제철 식재료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절마다 품귀였는데 이젠 헐값
1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에 따르면 중국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 중 하나인 베이징 신파디시장에서 지난 9일 125g짜리 암게의 최고 도매가격은 500g당 55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70위안에서 8일 만에 15위안(21.4%)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시기 최고 가격인 75위안과 비교하면 26.7% 낮은 수준이다.상하이에서도 가격 하락이 뚜렷하다. 일부 시장에서는 장쑤성 난징 가오춘산 중소형 암게가 한 마리에 5~6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중국 대표 민물게 산지인 타이후산 게도 한 마리당 10위안까지 떨어졌다. 국경절 연휴를 전후해 물량이 쏟아지면서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졌다.
산지 수매가격도 하락했다. 장쑤성의 주요 양식 지역인 싱화시 장양정품수산물교역시장에서 100g짜리 암게의 수매가격은 지난달 29일 500g당 39위안에서 이달 7일 29위안으로 25.6% 떨어졌다.
한 판매상은 "중추절 전에는 그나마 가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연휴 이후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며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격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공급 확대다. 중국 상하이해양대의 왕청후이 교수에 따르면 최근 5~6년간 중국의 연간 성체 게 생산량은 매년 2만~3만t씩 증가했다. 지난해 생산량은 93만9000t에 달했다. 올해는 기후와 양식 환경까지 좋아 전국 생산량이 사상 처음 100만t에 근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선 풍년이 반드시 양식업자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차이롄서는 "생산비용 부담이 큰 일부 양식업자들이 헐값에 판매하느니 출하를 늦추겠다며 게를 잡는 통발을 거둬들였다"고 전했다. 수확기에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된 양식업자들에게 가격 급락은 직접적인 타격일 수밖에 없다.
"없어서 못 팔던 시절 끝났다"
고급 선물시장의 변화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서 다자셰는 오랫동안 중추절과 국경절의 대표적인 선물로 통했다. 살아 있는 게를 직접 배송하는 대신 원하는 날짜에 상품을 교환할 수 있는 게 선물교환권인 셰카 시장까지 형성됐다.그러나 최근에는 이 교환권마저 중고거래 시장에서 할인 판매되고 있다. 다자셰 브랜드 셰타이타이의 게 8마리 교환권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328위안에 판매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239위안에 올라왔다. 정가보다 약 27% 저렴한 가격이다.
업계에선 올해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게의 성숙기 이전 출하와 선물시장 변화,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 성향을 꼽고 있다. 다만 일반 게 수요는 부진하지만 고급 게는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앞으로 10~20일간 게의 성숙도가 높아지면 가격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