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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그너의 성지'서 일낸 33세 韓 베이스... 김석준, 바그너 보이스 국제 콩쿠르 2위

    독일 현지시간 11일 바이로이트 프리드리히스포룸에서 열린 국제 바그너 슈티멘(보이스) 콩쿠르(Internationaler Gesangswettbewerb für Wagner-Stimmen)에서 한국인 베이스 김석준(33)이 2위에 올랐다.이번 대회는 ‘바그너의 성지’ 독일 바이로이트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바그너 전문 가수인 '바그네리안'을 꿈꾸는 젊은 성악가들의 등용문 격인 국제 콩쿠르다. 김석준은 2위에 해당하는 '볼프강 바그너상(Wolfgang-Wagner-Preis)'을 수상해 상금 1만 유로(약 1635만원)를 받았다.13일 새벽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석준은 "꿈만 같고 정말 감사하다. 바그너의 도시에서 열린 바그너 콩쿠르 파이널 무대에서 그의 음악을 부를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욱 성숙하고 깊이 있는 음악을 전할 수 있는 성악가가 되겠다"고 덧붙였다.이 콩쿠르는 1994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시작됐다. 올해는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개관 150주년을 맞아 바이로이트에서 결선을 개최했다. 그동안 자브뤼켄, 카를스루헤, 스트라스부르와 베네치아 등 유럽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대회가 열렸다. 올해 2003년 이후 23년만에 바그너 음악의 본지인 바이로이트로 돌아오면서 대회의 상징성을 더했다. 김석준은 결선에서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 2막에서 튀링겐 영주 헤르만이 부르는 'Gar viel und schön(이 전당에서 수많은 아름다운 노래가 불렸네)'과 <신들의 황혼>에서 하겐이 부르는 'Hier sitz' ich zur Wacht(이곳에 앉아 경계를 서네)'를 불렀다. 위엄 있는 영주 헤르만과 어둡고 묵직한 하겐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바그너 베이스 배역을

    2026.08.13 10:34
  • 연광철에게 배우고 유럽무대로...SD서울 국제 성악콩쿠르 9월 개최

    성악가 연광철의 마스터클래스부터 독일과 오스트리아 오페라 무대 출연 기회가 제공되는 차세대 성악가들의 등용문. 제 4회 SD서울 국제 성악콩쿠르가 오는 9월 개최된다.SD 바이오센서 그룹이 후원하는 SD서울 국제 성악콩쿠르는 오는 29일 예선을 거쳐 9월 5일 서울시립대학교 UOS홀에서 본선을 치른다. 202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대학·일반부와 고3·재수생부, 고등부, 중등부 등 총 4개 부문의 경연으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25일까지다. 올해 상금과 장학금을 합친 총 시상 규모는 약 4000만원 규모다. 대학·일반부 대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대회 수상여부와 별도로 중복 수혜가 가능한 특별상도 있다. 지난해(3회) 대회부터 도입된 총 500만원 규모의 특별상, 'SD 특별 장학금'이다.눈에 띄는 것은 수상 이후 이어지는 교육 지원과 무대 기회 제공 특전이다.각 부문 최고점자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적 베이스 연광철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다. 연광철은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를 기반으로 세계 정상금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한 성악가다. '바그너의 성지'로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을 비롯해 빈 슈타츠오퍼, 런던 로열오페라(코벤트가든),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밀라노 라 스칼라 등에서 노래했다. 2018년에는 베를린 국립오페라에서 궁정가수(캄머쟁어) 칭호를 받았다. 유럽 무대로 직행하는 특전도 있다. 오스트리아 린츠주립극장 특별상과 독일 슐로스글라트 오페라 페스티벌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각 기관이 제작하는 오페라 무대에 주·조역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SD서울 국제 콩쿠르 측이 왕복

    2026.08.12 15:13
  • 오페라 무대로 돌아간 '춤추는 지휘자' 백윤학… 창작오페라 '기억의 향기'

    오펜바흐의 '캉캉'을 춤추듯 지휘한 쇼츠 영상으로 조회 수 1300만 회를 기록한 백윤학. '춤추는 지휘자'라는 수식어가 대중에게 더 친숙한 그가 오는 9월 오페라 지휘봉을 잡는다. 무대는 인공지능(AI)과 동거하는 몰락한 싱어송라이터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오페라 <기억의 향기>다.대중에게 알려진 백윤학의 이미지는 '춤추는 지휘자'지만 그의 음악 이력을 살펴보면 뜻밖에도 오페라와 인연이 깊다.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한 그는 이후 오페라 코치 과정을 밟았고 미국 오페라 컴퍼니에서도 일했다. 그는 지난해 한 방송사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본래 오페라를 전문적으로 공부했지만, 국내 오페라 제작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오페라 <기억의 향기>가 백윤학에게 단순히 활동 영역을 넓히는 의미가 아니다.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성악가의 호흡과 가사, 극의 흐름까지 끌고 가야 하는 오페라 지휘는 교향곡 지휘와 성격이 다르다. 백윤학이 오페라 코치로 공부하며 쌓은 경험을 실제 무대에서 어떻게 풀어낼지가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오페라 코치가 성악가의 음정과 발음뿐 아니라 작품과 캐릭터까지 함께 살피는 역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그가 선택한 작품도 독특하다. <기억의 향기>에서 AI는 공연 제작을 돕는 기술이나 화려한 무대 장치가 아니다. 인공지능이 극중 등장인물로 들어온다.주인공 구무진은 한때 음악계를 주름잡았지만 지금은 지방 축제에 쓰일 음악을 만들며 근근이 살아가는 싱어송라이터다. 그의 유일한 동거인은 '아카시아'라는

    2026.08.10 18:50
  • 한국 성악가들이 완성한 '링 시리즈'의 드라마 '니벨룽의 반지'

    8대의 콘트라베이스가 길게 끌어낸 극저음 속에서 바그너가 설계한 대서사의 막이 올랐다. 하나의 음 위로 화음이 겹겹이 쌓이더니, 어느덧 115인조 오케스트라 전체가 거대한 물결로 변했다. 무(無)에서 태초의 자연이 생겨나고 햇빛이 일렁이는 라인강이 모습을 드러내는 듯했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바그너는 '라인의 황금' 전주곡 단 몇 분만으로 신들의 세계가 창조되는 과정을 완벽히 음화(音畫)해냈다.지난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객석에 들어서자마자 무대를 채운 압도적 스케일이 관객을 사로잡았다. 4대의 하프와 두 조의 팀파니가 가세한 대편성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 그리고 정상급 성악가들까지 총 142명이 손을 잡고 거대한 신화의 세계를 펼쳐놓았다.장장 4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었지만 시간은 순식간에 흘렀다.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이어지는 핵심 장면을 한자리에서 만난 관객들은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폭발적인 박수와 함성을 쏟아냈다.한국 성악가들이 증명한 '한국산 반지'의 가능성   첫 작품 '라인의 황금'부터 대형 오케스트라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극저음에서 출발한 라인강의 모티브는 음과 화음을 켜켜이 더하며 거대한 음향의 흐름을 형성했다.바그너 음악의 핵심인 '라이트모티프(Leitmotif·주도동기)'는 단순한 주제 선율을 넘어선다. 황금, 반지, 검, 발할라, 영웅, 저주 등 인물과 관념에 음악적 표식을 부여한 뒤 극의 전개에 따라 이를 변형하고 결합한다. 성악가가 노래하지

    2026.08.09 13:27
  • '친절한 금자씨' 막내 스태프, 세계 최고 오페라 무대 디자이너로

    지난달 19일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코벤트가든). 소프라노 리세트 오로페사가 주인공 엘비라로 선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가 막을 내렸다. 오페라계 무대미술로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코벤트가든이 35년 만에 올린 ‘뉴 프로덕션’이었다. 이 거대한 무대의 설계자는 한국인 무대디자이너 신혜미(44·사진)였다.“무엇을 더하기보다 필요 없는 것을 빼는 것이 무대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신혜미는 지난달 31일 한국경제 아르떼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이같이 설명했다. 무대에 놓인 모든 요소는 작품 안에서 분명한 기능과 의미를 지녀야 하며, 아름다운 장식을 덧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과 인물의 내면을 공간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어떻게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주요 작품 무대를 맡게 됐을까.‘친절한 금자씨’ 스태프, 오페라 심장부로신혜미는 영화로 일을 시작했다. 홍익대에서 섬유미술과 패션디자인을 복수 전공하던 중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미술팀 막내로 참여했다. 영화 미술 작가와 패션디자이너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였다. “막연하게 ‘하고 싶은 일’과는 거리가 있었어요. 당시에는 방황의 시간을 보낸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시도와 경험이 작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죠. 좋은 경험이었어요.”이후 뮤지컬 전문 무대디자이너 박성민을 만나면서 무대미술가로 진로를 정했다. “무대 모형이 실제 공연장의 거대한 공간으로 구현되는 과정이 신선했어요.” 대학을 졸업한 뒤 런던으로 건너가 무대디자인을 공부했다. 전환점은 2011년에

    2026.08.06 17:24
  • 150년 바이로이트 축제, AI에 뿔난 바그너 팬들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은 유럽의 간판 클래식 축제다. 리하르트 바그너가 자신이 만든 오페라만을 전용으로 상연하기 위해 직접 기획한 게 시초다. 바그너는 1876년 첫 축제 이후 전용 극장인 ‘바이로이트 축제극장(Festspielhaus)’을 손수 설계했다. 이곳에서 해마다 총 10편 안팎의 작품이 오른다. 연주 프로그램은 오직 바그너다. 그 전통은 150년째 이어지고 있다. 세계 곳곳의 ‘바그너리안’들이 여름이면 바이로이트로 몰려가는 이유다.지난 달 25일 개막해 한달 간 대장정을 이어가는 올해 축제에 논란의 중심에 선 작품이 하나 있다. 바그너의 4부작 ‘니벨룽의 반지’ 중 마지막 작품,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이다. 총 3회에 걸쳐 공연되는 이 작품은 전 세계 오페라 무대 최초로 인공지능(AI) 연출을 활용해 축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신들의 황혼’ 첫 공연이 열린 1일, 거장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이끈 바이로이트 축제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이 무대를 마치고 인사를 하자 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 환호는 곧 “부우우(BOO~)”하는 야유와 휘파람 소리로 뒤바뀌었다. AI 프로젝트 제작진이 무대에 오르는 순간, 커튼콜 현장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문제가 된 건 실시간 AI 영상 프로젝트 ‘Ring 10010110’이다. 프로젝트명의 ‘10010110’은 컴퓨터 2진법으로 숫자 150을 의미한다. 도르트문트 연극·디지털 아카데미 원장 마르쿠스 로베스가 총괄했다. 제작진은 바이로이트가 150년간 축적한 공연 영상과 무대 디자인, 문헌 자료를 프롬프트로 입력한 뒤, 무대 앞 스크린에 AI가 생성한 새로운 이미지를 실

    2026.08.04 18:10
  • '친절한 금자씨' 막내 스태프, 세계 최고 오페라 무대 디자이너 됐다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로 꼽히는 리세트 오로페사가 주인공 '엘비라'를 노래한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가 지난달 19일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코벤트가든)에서 막을 내렸다. 세계 오페라 산업에서 '무대 미술' 분야 예술성의 최고를 인정받는 코벤트가든이 35년만에 선보인 뉴프로덕션이다. 세계 최고의 무대미술을 자랑하는 코이 공연의 무대를 설계한 사람은 한국인 무대디자이너 신혜미(44)다."무엇을 더하기보다 필요 없는 것을 빼는 것이 무대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신혜미는 지난달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이같이 설명했다. 무대에 놓인 모든 요소는 작품 안에서 분명한 기능과 의미를 가져야 하며, 아름다운 장식을 덧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과 인물의 내면을 공간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어떻게 세계 오페라의 산실로 꼽히는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35년 만에 새롭게 제작된 작품의 무대를 맡게 됐을까.◇ '친절한 금자씨' 막내 스태프 영국 오페라 심장으로 1982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용인과 수원에서 자란 그에게 공간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부모가 가꾼 집과 마당이었다. 아버지는 집을 직접 짓고 필요한 물건을 손수 만들었다. 뛰어난 미적 감각을 지닌 어머니와 함께 가꾼 어린 시절의 나무와 마당. 기억 속 풍경은 훗날 공간과 재료를 바라보는 감각의 토대가 됐다.신혜미의 직업적 출발점은 오페라 현장이 아니었다. 홍익대에서 섬유미술과 패션디자인을 복수 전공하던 그는 학교를 휴학하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미술팀 막내로 참여했다. 당시에는 영화 미술 작가와 패

    2026.08.03 17:47
  • "Boo~" AI 연출에 야유 쏟아진 150주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이 15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을 오페라 무대의 중심에 세웠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4부작 <니벨룽의 반지>의 마지막 작품,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에 실시간 AI 영상 프로젝트 'Ring 10010110'을 접목한 것이다.  프로젝트명 '10010110'은 컴퓨터 2진법으로 숫자 150을 뜻한다.현지시간 1일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번 공연은 9일과 16일까지 총 세 차례 무대에 오른다. 지휘는 바그너 해석의 최고 권위자인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잡았고, AI 프로젝트는 도르트문트 연극·디지털 아카데미 원장인 마르쿠스 로베스가 총괄했다.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바이로이트의 최대 화두는 단연 음악보다 'AI'였다. 바이로이트는 지난 150년간 축적된 공연 영상과 무대 디자인, 문헌 자료를 프롬프트한 뒤, 공연 중 무대 앞 스크린에 인공지능이 생성한 새로운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같은 악보, 같은 출연진이라도 매회 전혀 다른 영상이 펼쳐지는 구조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모든 회차의 공연이 단 하나뿐인(Every performance will be unique) 독창적 작품이 되도록 한 실험"이라고 평가했다.공연예술계에서도 보기 드문 시도다. 8월 1일 첫 공연과 16일 마지막 공연을 보는 관객은 같은 음악을 듣지만, 완전히 다른 무대를 경험하게 된다. 완결된 결과물로서의 오페라가 매회 다르게 '생성'되는 가변적 예술로 확장된 셈이다.하지만 커튼콜이 시작되자 객석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AP통신과 독일 현지 언론 WELT 등에 따르면 거장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이끈 바이로이트 축제 오케스트라와 성악진에게는 기립박수와 환호가 쏟아

    2026.08.03 15:13
  • 실험적 음악극 들고 한국 찾는 오스트리아 '아트하우스 17'

    2018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창단한 실험적 예술집단 아트하우스17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하프시코드 연주자 미하엘 헬, 오페라 작가 토마스 회프트,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게오르크 크로나이스가 주축을 이루는 고음악 창작집단이다.네덜란드 위트레흐트 고음악축제는 기존 공연의 관습을 허무는 이들의 작업을 두고 '고음악계의 무법자'라고 소개했다. 아트하우스17은 위트레흐트 고음악축제와 라이프치히 바흐페스트, 빈 콘체르트하우스 등 유럽 주요 축제와 공연장에서 활동해왔다.여느 고음악 단체와 달리 이들은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을 되살리는 ‘원전 연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음악을 해석하되, 이를 무대미술과 영상, 움직임, 연기, 이야기와 결합해 동시대 관객을 위한 음악극으로 재창조한다.무대에서는 현을 뜯어 소리 내는 건반악기인 하프시코드, 첼로처럼 활로 연주하지만 엔드핀 없이 두 다리 사이에 세우는 비올라 다 감바 등이 사용된다. 배 모양의 울림통을 지닌 발현악기 류트와 류트의 목을 길게 늘이고 저음현을 추가해 깊고 풍부한 저음을 내는 테오르보도 등장한다. 시대악기의 음색에 무대미술과 영상, 배우의 연기를 더해 하나의 극적 세계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이번 내한공연에서도 고음악을 중심으로 한 음악극을 선보인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윌리엄 크리스티가 이끄는 레자르 플로리상(Les Arts Florissants)에서 주요 배역을 맡아온 소프라노 소피 데인먼이 무대에 오른다. 데인먼은 필리프 헤레베헤, 존 엘리엇 가디너, 마크 민코프스키 등 고음악계 거장들과 협업해온 전문 성악가다. 오페라와 가

    2026.07.31 14:22
  • '한 지붕 쓰는 라이벌' 국립오페라단 vs 예술의전당… 제작 경쟁 본격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홈 그라운드'로 공유하는 국립오페라단과 예술의전당 예술사업본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같은 오페라극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두 기관은 최근 자체 제작 오페라를 연달아 선보이며 서로 다른 공연 선정 철학과 제작 능력을 드러내고 있다. 공연계에서는 두 기관의 경쟁을 두고 '한 지붕 두 오페라단' 구도가 형성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이지만 오페라 제작에서 내세우는 강점과 전략은 다르다. 국립오페라단은 60년 넘게 축적한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오페라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대중적인 작품과 스타 캐스팅, 공연장 운영 및 홍보·판매 역량을 결합해 자체 제작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1962년 창단한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피터 그라임스>, <라인의 황금> 등 희귀·초대형 레퍼토리를 앞세웠다. 반면 2023년부터 오페라 자체 제작을 본격화한 예술의전당은 올해 <투란도트>로 네 차례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총 777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예술의전당이 발표한 객석점유율은 103%였다.두 기관은 걸어온 시간부터 다르다.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혜진)은 창단 이후 한국 오페라 제작의 중심 역할을 맡아왔다. 오페라 공연뿐 아니라 성악가 발굴과 교육, 지역 공연 등 공공사업도 이어왔다. 예술의전당(사장 장한나)은 1988년 음악당과 서예관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고, 1993년 오페라하우스를 개관했다. 이후 오랫동안 국립예술단체와 민간 기획사에 무대를 제공하는 대관 공연장으로 기능했다.2023년 예술의전당은 오페라하우스 개관 30주년을 맞아 영

    2026.07.30 09:55
  • 평택아트센터, 조성진 독주로 하반기 출발

    올해 1월 개관한 평택아트센터가 ‘불패의 흥행카드’ 조성진 리사이틀로 하반기 기획공연을 시작했다.평택아트센터가 마련한 하반기 기획공연은 모두 9편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발레와 한국무용, 재즈 공연을 더했다. 첫번째 공연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로 29일 쇼팽 작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8월에는 두 차례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7일 독일 지휘자 오스카 요켈이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첼리스트 양성원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26일에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이 피아니스트 김세현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라흐마니노프와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을 연주한다.9월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국립발레단이 차례로 평택을 찾는다. 백건우는 9월 12일 슈베르트 작품들을 연주한다. 국립발레단은 18∼19일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을 공연한다. 10월 25일에는 손민수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다. 손민수는 바흐와 슈베르트, 쇼팽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연말에는 무용과 가족 관객을 겨냥한 공연이 이어진다. 유니버설발레단이 11월 20∼21일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이어 국립무용단이 12월 5일 한국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향연’을 선보인다. 24일에는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피아니스트 보얀 지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로 시즌을 마무리한다.조동균 기자

    2026.07.29 18:39
  • 대구국제오페라축제, 10월 한달간 열린다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오는 10월 2일부터 31일까지 ‘브라보 대구, 비바 오페라’를 주제로 열린다.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사에 들어가면서 올해 축제는 코오롱 야외음악당과 수성아트피아, 아양아트센터, 대구문화예술회관 등 지역 공연장에서 펼쳐진다.축제의 개막작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다. 축제 사상 처음으로 마련되는 야외 콘서트 오페라로, 10월 2일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무료로 공연한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와 최승현이 카르멘을, 테너 정호윤과 박신해가 돈 호세를 맡는다. 바리톤 공병우와 오승용이 투우사 에스카미요로 출연한다.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는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오페라로 재구성해 공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수성아트피아 무대에 오른다.아양아트센터에서는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을 한국 농촌 마을 이야기로 번안한 ‘양촌리 러브 스캔들’을 공연한다. 축제의 마지막은 작곡가 진영민의 창작오페라 ‘미인’이 장식한다. 조선 후기 화가 혜원 신윤복의 그림 속 인물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지난해 콘체르탄테 형식으로 소개된 데 이어 올해 전막 오페라로 세계 초연된다.조동균 기자

    2026.07.28 17:26
  • 여름 방학에 떠나는 어린이 '오페라 여행'...서울·평창에서 펼쳐지는 공연

    여름방학을 맞은 자녀와 공연장을 찾고 싶다면 아이의 나이와 관심사에 따라 목적지를 달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스·로마 신화에 빠져 있는 중·고등학생과 함께라면 강원 평창으로, 오페라를 처음 만나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있다면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향할 만하다. 제23회 평창대관령음악제(예술감독 양성원)는 29일 오후 8시 대관령 야외공연장 뮤직텐트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를 콘서트 버전으로 선보인다. 2007년 성남아트센터가 자체 제작·공연한 뒤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을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작품이다. 이번 평창 공연에서는 아드리앙 페뤼숑이 지휘하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한다. 이 작품의 난점은 오케스트라의 크기보다 실내악 규모의 편성 안에서 각 악기가 독주처럼 촘촘하게 움직이는 복잡한 음악에 있다. 성악가들에게 요구되는 극단적인 음역과 표현력도 주요 볼거리다.음악을 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대본가 후고 폰 호프만스탈은 그리스 신화를 기반으로 오페라를 만들었다. 작 중 '오페라 속 오페라'라는 연극적 장치도 더했다. 작품의 중심은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은 아리아드네가 낙소스섬에서 죽음을 기다리다 바쿠스를 만나 새로운 존재로 변화하는 이야기다.비극적인 신화극과 체르비네타가 이끄는 희극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공연이 오페라 속에서 충돌한다. 고대 신화뿐 아니라 비극과 희극, 고전과 현대가 뒤섞이는 방대한 작품이다. 신화의 내용과 대략적 작품의 구조를 알고 관람하는 청소년층에게 흥미로울만한 공연이다.캐스팅도 화려하다. 아리아드네 역은 독일을

    2026.07.28 14:50
  •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단원이 되고 싶어요"…LA필 입단한 바이올리니스트 안정민

    "결과를 미리 걱정하기보다 기회가 있을 때 무엇이든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미국을 대표하는 명문 오케스트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LA필)에 반가운 얼굴이 합류했다. 제1바이올린 단원으로 입단한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안정민(27)이다. 안정민의 합류로 LA필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음악가는 8명이 됐다. 안정민은 지난 20일 LA필에 입단했다. 이튿날인 21일에는 곧바로 첫 무대에 올랐다. 장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1만7500석 규모 야외공연장 할리우드볼. LA필이 100년 넘게 여름 시즌 공연을 열어온 대표적인 야외무대다.그의 LA필 첫 공연은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히사이시 조가 직접 지휘한 영화음악 콘서트였다. '원령공주'와 '이웃집 토토로', '벼랑 위의 포뇨' 등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위해 히사이시가 작곡한 음악이 연주됐다. 공연은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열렸다.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 합류했다는 사실을 천천히 실감할 여유는 없었다. 입단하자마자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1만명이 넘는 관객 앞에 서야 했다.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정민은 "입단 직후 곧바로 공연이 있어 준비 기간이 상당히 빠듯했다"며 "합격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도 '정말 내가 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안정민이 짧은 시간 동안 경험한 LA필의 첫인상은 '젊고 자유로운 에너지'였다. "비교적 젊은 단원들이 많아서인지 활기차고 자유로운 기운이 느껴졌어요. 소리는 풍성하면서도 선명했습니다."그는 LA필에 대해 "각 파트가 뚜렷한 개성을 지니면서 전체적으로는 생

    2026.07.23 14:13
  • 장한나 대신 英 지휘자가 KBS 베토벤 '합창' 지휘

    장한나 예술의전당 사장(43·사진)이 지휘할 예정이었던 KBS교향악단 연말 연주회 베토벤의 ‘합창’을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조너선 노트(63)가 맡게 됐다.22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KBS교향악단의 창단 70주년을 맞은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 지휘자가 영국인 지휘자 조너선 노트로 바뀌었다. 장한나 사장은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기존에 계약한 국내외 연주 일정을 2개로 줄였다. 장 사장은 9월 11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스테르파크에서 열리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2026~2027시즌 개막 무료 야외 공연을 지휘한다. RCO는 세계 3대 악단으로 꼽히는 명문 오케스트라다. 장 사장은 여기서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과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등의 지휘봉을 잡는다.이어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2026 장한나의 대전그랜드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장 사장은 국립심포니콘서트 오케스트라와 대전그랜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한다. 장 사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RCO의 시즌 개막 공연과 ‘장한나의 대전 그랜드 페스티벌’에 예정대로 출연한다”며 “예술의전당 취임 이전부터 관계 기관과 추진 계획을 공유하며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KBS교향악단의 12월 30일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을 맡게 된 조너선 노트는 지난달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밤베르크 심포니 수석지휘자를 지냈으며 도쿄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와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는 등 유럽

    2026.07.22 17:57
  • 조성진·백건우·손민수 리사이틀 릴레이…평택아트센터 하반기 라인업

    올해 1월 개관한 평택아트센터가 조성진과 백건우, 손민수로 이어지는 피아노 독주회와 국내 주요 예술단체의 공연을 선보인다.개관 첫해 하반기 프로그램에는 관객의 관심을 끌 만한 연주자와 검증된 레퍼토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클래식과 발레, 한국무용, 재즈를 고르게 아우르며 장르별 균형도 고려했다.평택아트센터가 마련한 하반기 기획공연은 모두 9편이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발레와 한국무용, 재즈 공연을 더했다. 인지도가 높은 연주자와 국내 대표 예술단체를 배치해 평택을 넘어 경기 남부권 관객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하반기 시즌은 오는 29일 쇼팽 작품을 중심으로 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로 시작한다. 공연은 티켓 판매를 시작한 직후 전석 매진됐다. 개관 첫해 공연장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가장 확실한 흥행 카드를 시즌 첫머리에 배치한 셈이다.8월에는 두 차례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7일 독일 지휘자 오스카 요켈이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첼리스트 양성원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26일에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이 피아니스트 김세현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라흐마니노프와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을 연주한다.9월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국립발레단이 차례로 평택을 찾는다. 올해 음악 활동 70주년을 맞은 백건우는 9월 12일 슈베르트 작품들을 연주한다. 국립발레단은 18∼19일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을 공연한다.10월 25일에는 손민수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다. 손민수는 바흐와 슈베르트, 쇼팽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조성진과 백건우, 손민수의 독주회를 한 시즌에 배치한 것은 이번 라인업에서

    2026.07.21 18:10
  • 달구벌 전역에서 10월 2일부터 열리는 대구 오페라 축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는 10월 2일부터 31일까지 ‘브라보 대구, 비바 오페라’를 주제로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주요 유료 공연의 입장권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판매한다. 매년 대구오페라축제의 거점 역할을 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사에 들어가면서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대구 전역으로 무대를 넓힌다. 코오롱 야외음악당과 수성아트피아, 아양아트센터, 대구문화예술회관 등 지역 공연장에서 한 달간 오페라를 선보인다.축제의 개막작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다. 축제 사상 처음으로 마련되는 야외 콘서트 오페라로, 10월 2일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무료로 공연한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와 최승현이 카르멘을, 테너 정호윤과 박신해가 돈 호세를 맡는다. 바리톤 공병우와 오승용은 투우사 에스카미요로 출연한다. 무료 관람을 위한 예매 일정은 추후 공개한다.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는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오페라로 재구성해 공연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이탈리아 오페라 제작기관 아슬리코가 '오페라 도마니(내일의 오페라)'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한 작품이다. 그림 속에서 깨어난 투란도트 공주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박물관을 배경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은 올해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수성아트피아 무대에 오른다. 빛과 어둠의 대립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프로덕션이다. 파미나 역에 소프라노 박누리, 타미노 역에 테너 서영택, 파파게노 역에 바리톤 조재경이 출연한다. 베이스 이준석이 자

    2026.07.21 18:09
  • 연말 KBS교향악단 '합창' 장한나 대신 조너선 노트가 지휘

    장한나(43) 예술의전당 사장이 지휘할 예정이던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영국 지휘자 조너선 노트(63)가 대신 지휘봉을 잡는다. 장 사장은 지난 4월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취임한 뒤 기존에 계약돼 있던 국내외 연주 일정을 대폭 정리해왔다. 이에 따라 KBS교향악단의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 지휘자도 변경됐다.21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KBS교향악단은 오는 12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 833회 정기연주회를 공연한다. 이 공연은 창단 70주년을 맞은 KBS교향악단의 2026 정규 시즌 마지막 무대다. 프로그램은 베토벤 교향곡 제 9번 '합창'이다. 소프라노 박소영과 메조소프라노 이단비, 테너 손지훈, 바리톤 유한승 등이 독창자로 출연한다. KBS교향악단은 지난해 2026년 시즌을 발표하며 지휘자 장한나가 이 공연을 지휘한다고 예고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는 영국 출신 지휘자 조너선 노트는 지난달 한국을 찾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지휘했다. 그는 6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게티의 '론타노', 피아니스트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가 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 3번 ,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 3번 '폴란드'를 연주했다. 1962년 영국에서 태어난 노트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밤베르크 심포니 수석지휘자를 지냈다. 이후 도쿄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와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는 등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악단을 이끌었다. 현대음악부터 후기 낭만주의 작품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지휘자로 평가받는다.장 사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시즌 개막 공연

    2026.07.21 18:07
  • CJ문화재단, 스타 아닌 가능성에 투자…젊은 창작자 등용문

    멜로망스와 새소년 밴드, 싱어송라이터 카더가든 그리고 창작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라흐 헤스트’ ‘홍련’.이들은 각기 장르는 다르지만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전 CJ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CJ문화재단은 “기업은 젊은이의 꿈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이재현 이사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2006년 출범했다.완성된 스타와 흥행작이 아니라 아직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창작자를 발굴해 관객과 연결하는 것이 CJ문화재단만의 메세나 방식이다. 인디음악과 단편영화, 창작뮤지컬 등 대중문화 안에서도 지원이 부족한 영역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다. 그동안 투입한 누적 지원금은 917억원이다.음악 분야의 핵심 사업은 2010년 시작한 ‘튠업’이다. 유망한 인디 뮤지션을 선발해 앨범 제작과 공연, 홍보,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85개팀, 218명이 거쳐 갔다. 멜로망스와 새소년, 카더가든, 죠지, 아도이, 한로로 등이 대표적이다. 선정된 뮤지션은 2년간 최대 2500만원의 제작비와 CJ아지트 공연, 글로벌 투어 기회를 받는다. 올해 공모에는 역대 최다인 889개 팀이 지원했다.창작뮤지컬 지원사업 ‘스테이지업’은 아이디어를 실제 공연으로 키운다. 작가와 작곡가에게 창작지원금과 전담 프로듀서, 전문가 컨설팅, 리딩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147명이 지원을 받았다. 2010년 선정작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10년 넘게 공연됐고, ‘라흐 헤스트’는 한국뮤지컬어워즈 작품상·극본상·음악상을 받았다.영화 분야의 ‘스토리업’은 신인 감독의 시나리오 개발부터 촬영, 후반작업, 영화

    2026.07.20 16:23
  • 소프라노 이혜정, 美 탱글우드 음악축제서 넬손스 지휘 보스턴 심포니 협연

    소프라노 이혜정(43)이 미국을 대표하는 여름 음악축제인 탱글우드 무대에 오른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과 바리톤 토마스 햄슨 등과 함께 미국 현대오페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존 애덤스의 <닉슨 인 차이나>에 출연한다. 이혜정은 미국 현지시간 17일 오후 8시 매사추세츠주 레녹스의 탱글우드 쿠세비츠키 뮤직 셰드에서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음악감독 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고, 플레밍과 햄슨, 바리톤 존 브랜시가 성악진으로 함께 참여한다.공연에서는 미국 작곡가 카를로스 사이먼의 <은총에 관한 명상>과 새뮤얼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이어 애덤스의 오페라 <닉슨 인 차이나> 주요 장면이 연주된다.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미국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케일라 와카오가 협연한다.<닉슨 인 차이나>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1972년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과 만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애덤스는 냉전 질서를 뒤흔든 외교적 사건을 단순히 재현하는 대신, 역사적 인물들의 정치적 욕망과 불안, 고독을 반복적인 리듬과 강렬한 관현악으로 그려냈다. 1987년 초연된 뒤 미국 현대오페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보스턴 심포니는 이번 발췌 공연에서 각 성악가가 맡을 배역과 연주곡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혜정은 이 작품에서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인 '마담 마오'를 주요 레퍼토리로 삼아왔다. 마담 마오 역은 극단적인 고음과 날카로운 표현을 요구하는 역이다. 이혜정은 존 애덤스의 작품과도 인연이 깊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애덤스의 <황금의 서부 소녀들> 세계 초연에 중국계 여성 &

    2026.07.16 11:04
  • [아트바캉스]비행기표보다 귀한 오페라표…"떠나자! 상쾌한 공연장으로"

    올 여름 가장 구하기 어려운 휴가 티켓은 비행기표가 아니라 오페라 티켓이다. 예술의전당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푸치니의 <투란도트>는 티켓 판매를 시작한지 3주만에 네 차례 공연 모두 전석 매진됐다.초연 100주년을 맞은 작품에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 칼라프 역의 테너 백석종, 투란도트 역의 소프라노 에바 프윈카 등 세계적 출연진이 모이면서 올여름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투란도트' 표를 구하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바다와 계곡 대신 공연장을 목적지로 삼는 휴가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투란도트' 가고 바그너 악극 '니벨룽의 반지' 온다. 8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국가대표급 성악가들이 모인다. 바그너의 4부작 악극 <니벨룽의 반지>를 230분으로 압축한 하이라이트 공연에서다.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테너 김재형, 소프라노 이명주, 바리톤 김기훈 등 세계 무대에서 활동중인 성악가와 아드리앙 페뤼숑이 지휘하는 부천필하모닉이 출연한다. 4일에 걸쳐 공연장을 오가야 하는 바이로이트  대신 서울에서 하루 동안 즐기는 '바그너 체험판'인 셈이다.잠실에서 듣는 '오르간'과 '영화음악'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파이프오르간과 교향악, 영화음악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가벼운 아트 바캉스를 즐길 수 있다. 22일 오전 11시30분에는 무대 위 파이프오르간의 구조와 음색을 해설과 함께 만나는 ‘오르간 오딧세이’가 열린다.8월 9일에는 지휘자 백윤학과 서울 페스타 필하모닉 오케트라가 지브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을 연주하는 영화음악 공연이 하루 두 차례 마련돼 가족

    2026.07.16 09:05
  • "눈 감으면 이탈리아 사람처럼 들려야죠"…아레나 디 베로나 사로잡은 바리톤 박영준

    "눈을 감았을때 이탈리아 사람이 노래하는 것으로 들려야만 합니다."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는 동양인 성악가에게 좀처럼 쉽게 문을 열지 않는 나라다. 한두 차례 초청을 받아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현지 극장의 신뢰를 얻어 시즌마다 재초청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이탈리아어의 발음과 뉘앙스, 무대 위 표현까지 자국 가수와 끊임없이 비교되는 동양인 성악가가 꾸준히 주역을 맡는 일은 드물었다. 바리톤 박영준(35)은 그 높은 벽을 뚫은 성악가다. 최근 이탈리아 무대를 제집처럼 드나들고 있다. 트리에스데 베르디 극장과 밀라노 라 스칼라를 거쳐 세계 최대 야외 오페라 무대인 아레나 디 베로나에 초청 받았다. 최근 그의 활동 반경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아르헨티나 콜론 극장으로까지 넓혀졌다. 13일 한국경제신문과 화상으로 만난 바리톤 박영준은 이탈리아 베로나에 머물고 있었다. 세계 최대 야외 오페라 무대인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천천히 성장하자는 마음으로 걸어온 시간이 이제야 조금씩 결실을 맺는 것 같다"고 말했다."발성의 기초는 한양대 이원준 교수님께 배웠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언어와 뉘앙스를 집중적으로 공부했어요. 콩쿠르에 나갈 때마다 심사위원들을 만나 '제가 노래하면 이탈리아 사람처럼 들리느냐'고 물었습니다."이탈리아 사람처럼 노래 부르려 한 그의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다. 박영준은 2026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 백작 역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투란도트>의 핑,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2026.07.15 13:45
  • 국립오페라단, 제25회 성악콩쿠르 개최…내달 28일 본선

    국립오페라단이 '제 25회 국립오페라단 성악콩쿠르'를 개최한다. 한국 오페라계를 이끌 차세대 성악가를 발굴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콩쿠르의 참가 신청은 오는 20일부터 31일 오후 6시까지 국립오페라단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 예선은 8월 12일~13일 서울 국립예술단체연습장 N스튜디오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본선은 8월 28일 오후 7시 서초문화예술회관 아트홀에서 열린다.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단순한 경연을 넘어 젊은 성악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콩쿠르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참가 대상은 예선 최종일인 다음 달 13일을 기준으로 만 35세 이하인 성악 전공 대학 ·대학원생과 일반인이다. 예선과 본선에서 각각 언어가 겹치지 않는 오페라 아리아 두 곡을 불러야 한다. 원어와 원조로 암보해서 불러야만 한다. 올해 심사위원단에는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한 중국 소프라노 잉 황이 참여한다. 잉 황은 상하이음악원 부악장이다. 국내 정상급 성악가와 음악대학 교수들도 심사를 맡는다. 본선 진출자들은 지중배가 지휘하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경연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금상은 700만원, 은상은 500만원, 동상은 3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수상자에게는 국립오페라단 정기 ·기획공연에 참여할 기회도 제공한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2026.07.15 13:33
  • 테너 김승직 "고음만 몰두하다가 '이야기의 힘' 깨달았죠"

    “독일에 가보니 소리가 완벽하지 않아도 관객을 눈물 흘리게 하는 가수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런 사람들이 어떻게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는건가’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계속 무대를 보다 보니 알겠더군요. 왜 그들이 박수를 받는지.”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최근 만난 테너 김승직(37·사진)은 유럽 무대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을 ‘소리 너머의 힘’이라고 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좋은 소리와 높은 음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감동은 큰 소리나 고음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소리가 주는 감동은 순간에 그칠 수 있지만, 말과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면 긴 여운이 남습니다.”그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독창회를 연다. 유럽 오페라극장에 진출한 이후 한국에서 갖는 첫번째 리사이틀이다.김승직은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파이널리스트에 올랐고, 2016년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 없는 3위를 차지하며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만 25세였던 2015년 서울시립오페라단 ‘파우스트’의 타이틀롤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그의 무기는 따뜻한 미성과 유연한 고음이었다.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에서 김승직은 1부에서 베토벤의 ‘아델라이데’ ‘그대를 사랑해’ ‘입맞춤’과 슈베르트의 ‘음악에’ 등 독일 가곡을 부른다. 2부에서는 로베르트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전곡을 들려준다.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이름은 독일의 전설적인 리릭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다. “분덜리히의 노래는 제게 거의 완벽하게 들립니다. 목소리가 아름

    2026.07.14 18:11
  • 국립오페라단 청년 성악가, 독일 오페라 무대 직행한다

    국립오페라단이 발굴한 청년 성악가가 독일을 대표하는 오페라극장인 도이치오퍼 베를린의 정규 무대에 오른다.국립오페라단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이치오퍼 베를린과 2026/27시즌 인재 교류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협약은 2024/25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이어졌다. 양 기관이 공동 선발한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청년교육단원을 도이치오퍼 베를린 무대에 파견하는 사업이다.이번 시즌 교류인재로는 베이스 최영이 선발됐다.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한 최영은 국립오페라스튜디오 9기 청년교육단원이다. 도이치오퍼 베를린의 차기 오페라디렉터 안드레아스 마소가 심사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최영은 오는 9월 독일로 출국해 약 10개월 동안 현지 오페라 코칭을 받는다. 이와 함께 도이치오퍼 베를린이 제작하는 정규 공연의 조(단)역으로 43회 이상 무대에 선다. 국립오페라단 측은 "단기간 마스터클래스에 그치지 않고 독일 주요 극장의 실제 오페라 제작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이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밝혔다.국립오페라단과 도이치오퍼 베를린의 첫 교류인재는 바리톤 김건이다. 김건은 2024/25시즌 앙상블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오페라 <라 보엠>의 마르첼로와 <돈 카를로>의 로드리고 역으로 데뷔했다. 지난해에는 벨베데레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오는 22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오페라 <투란도트>에 만다린 역으로 출연한다.  2025/26시즌 교류인재 베이스 노민형도 현지 앙상블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양 기관의 교류는 한국 성악가의 독일 파견과 함께 현지 전문 인력의 국내 초청으로도 이어진다. 올해 하반기에는 도이치오퍼 베를린

    2026.07.14 17:50
  • 부산 밤바다에 울려퍼진 '카르멘'…뱃고동 소리가 오페라 음향 효과

    지난 11~12일 여름밤의 부산 북항 랜드마크 부지는 초대형 오페라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공연의 주인공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비제의 대표작 ‘카르멘’이었다.북항 야외무대는 바닷가를 뒤로하고 지어졌다. 항구에 정박해 있던 크루즈가 뱃고동을 울려 뜻밖의 음향 효과를 더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무대는 양쪽이 커다란 붉은 천으로 덮여 있었다. 바람에 펄럭이는 붉은 천은 집시 카르멘의 정열과 자유를 드러내는 동시에, 군인 돈 호세와 함께 향하게 될 피의 결말을 암시했다. 카르멘을 사랑해 모든 것을 포기한 돈 호세가 카르멘의 배신에 칼로 찌르고 마는 비극에 제격이다.야외 무대인지라 마이크를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울림을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드넓은 공간에서도 가사와 음악을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악기와 성악의 균형도 대체로 안정적이었다.정명훈은 열악한 야외무대에서도 악단(아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을 완벽히 장악했다. 서곡부터 특유의 순발력 넘치는 지휘로 비제 특유의 리듬과 색채를 놓치지 않았다. 음악은 한순간도 무겁게 가라앉지 않았다.작품을 연출한 엄숙정은 과거 정명훈과 함께 선보였던 두 차례의 콘서트 오페라 ‘카르멘’보다 입체적인 드라마를 만들었다. 무대와 의상, 분장과 군중의 동선이 더해진 프로덕션 오페라에서 그는 각 장면의 이야기적 배경과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드러냈다.특히 무대의상의 색채 변화가 효과적이었다. 3막까지 정열과 자유를 상징하는 붉은색 의상을 입었던 카르멘은 4막에서 상복을 연상시키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작품을 처음 보는 관객도 그의 운명을 직감할 수 있는 복선이었다. 무대 위

    2026.07.13 17:43
  • 테너 김승직 "고음만 생각하다가 '가사의 힘' 깨달았죠"

    "독일에 가보니 소리가 완벽하지 않아도 관객을 눈물 흘리게 하는 가수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런 사람들이 어떻게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는건가'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계속 무대를 보다 보니 알겠더군요. 왜 그들이 박수를 받는지."지난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테너 김승직(37)은 유럽 무대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을 '소리 너머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던 젊은 시절에는 아름다운 음색과 고음, 발성 테크닉이 노래의 전부라고 여겼다. 그러나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극장에서 수많은 리허설과 공연을 경험하며 생각이 달라졌다."한국에 있을 때는 저도 좋은 소리와 높은 음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감동은 큰 소리나 고음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소리가 주는 감동은 순간에 그칠 수 있지만, 말과 감정이 제대로 전달돼야 긴 여운이 남습니다."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그의 독창회는 유럽 오페라극장에 진출한 이후 한국에서 갖는 첫 독창회다. 1부에서는 베토벤의 ‘아델라이데’, ‘그대를 사랑해’, ‘입맞춤’과 슈베르트의 ‘음악에’ 등 독일 가곡을 부른다. 2부에서는 로베르트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전곡을 들려준다.이번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이름은 독일의 전설적인 리릭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다."분덜리히의 노래는 제게 거의 완벽하게 들립니다. 목소리가 아름답고 테크닉이 훌륭해서만은 아닙니다. 억지로 감정을 만들어내지 않는데도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죠. 따뜻하고 순수하면서 전달력

    2026.07.13 10:06
  • 절제와 폭발…테너 김재형이 한 무대에서 보여준 ‘거장의 숨결’ [리뷰]

    11일 충남 당진문예의전당 대공연장. 테너 김재형의 데뷔 30주년 초청 독창회 '거장의 숨결'은 제목 그대로 한 성악가가 쌓아온 시간의 무게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현장을 찾은 관객을 가장 먼저 압도한 것은 프로그램이었다.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에서 구노, 칠레아, 마스카니, 베르디, 마이어베어의 오페라 아리아까지. 한 명의 테너가 리트와 오페라를 오가며 자신의 음악적 이력을 펼쳐 보인 무대였다.테너 김재형은 국제 무대에서는 알프레드 킴(Alfred Kim)으로 통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빈 슈타츠오퍼, 뮌헨 국립오페라,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베를린 국립오페라, 이탈리아 라 스칼라 등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해온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틱 테너다.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테너의 영역은 음색과 배역의 성격에 따라 리릭 테너, 스핀토 테너, 드라마틱 테너 등으로 나뉜다. 그중 드라마틱 테너는 큰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가는 강한 투사력, 두터운 중음역, 극적 상황을 장악하는 발성적 밀도를 요구받는 성부다. 베르디의 오텔로, 푸치니의 칼라프처럼 비극과 영웅성을 동시에 짊어지는 배역들도 이 영역에 속한다.1부는 절제의 시간이었다. 김재형은 피아니스트 황지희와 함께 슈만의 대표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노래했다. 하이네의 시에 슈만이 음악을 붙인 이 작품은 사랑의 설렘과 상실, 고독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독일 낭만주의 가곡의 정수다. 김재형은 일반적인 테너들의 <시인의 사랑> 무대보다 한결 느리게 느껴지는 템포로 노래했다. 한 음 한 음을 꾹꾹 눌러가며, 긴 호흡으로 시(詩)를 읊어냈다. 대극장 오페라 무대

    2026.07.13 10:00
  • 바닷가 뱃고동과 '카르멘'…부산의 별명은 이제 '부체른' '부레겐츠'

    "오페라에선 함부로 반지를 내던지면 큰일납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반지나 물건을 함부로 대하면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것은 전 세계에 통하는 보편적 상식이다. 인류의 보편적 상식은 오페라 속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4막에서 여주인공 카르멘이 돈 호세로부터 받은 반지를 내던지는 순간 오페라는 비극으로 끝난다.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부산 북항 랜드마크 부지 특설무대에서 야외 오페라 <카르멘>이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한 편의 오페라를 넘어 '한여름 밤의 축제'에 가까웠다. 푸드트럭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관객들은 맥주와 와인 슬러시를 손에 들고 객석에 앉았다. 드넓은 하늘 아래 펼쳐진 야외무대를 찾은 관객은 마음도 넉넉했다. 무더위와 모기를 쫓기 위한 부채질과 손풍기 소음조차 공연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이번 공연을 보러 온 국내 오페라 애호가들은 저마다 부산에 새로운 별명을 붙였다. '부체른'과 '부레겐츠', '부랑주' 등. 세계적 음악축제로 유명한 스위스 루체른, 호수 위 야외오페라의 도시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고대 로마극장에서 오페라를 공연하는 프랑스 오랑주를 부산에 빗댄 말이다. 루체른의 열기와 브레겐츠의 수상무대, 오랑주의 시원한 바람이 부산에 모였기 때문이다. 북항 야외무대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부산 출신 무대디자이너 김현정이 설계한 트러스형 구조물과 무대 양쪽을 가득 채운 붉은 천이 시야를 장악했다. 바람에 펄럭이는 천은 카르멘의 정열과 자유를 드러내는 동시에, 돈 호세와 함께 향하게 될 피의 결말을 암시했다.  

    2026.07.13 09:24
  • '투란도트' 출연 백석종 "사랑하는 조국에서 첫 오페라 무대 기뻐"

    1926년 4월 25일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는 자코모 푸치니의 유작 <투란도트> 초연 도중 작곡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악보에서 연주를 멈췄다. 푸치니가 작품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지 2년 만이었다. 그로부터 꼭 100년. 오페라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완의 순간'을 품은 <투란도트>가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얼음처럼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와 목숨을 걸고 그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왕자 칼라프의 이야기다. 거대한 합창과 화려한 관현악, 칼라프의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로 널리 알려진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다.예술의전당은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란도트>의 제작 방향을 공개했다.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칼라프 역의 테너 백석종을 비롯해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이날 간담회에는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와 연출가 정선영, A팀의 소프라노 에바 프원카와 테너 백석종, B팀의 소프라노 서선영과 테너 김영우가 참석했다. 이들은 초연 100주년을 맞은 작품의 음악적 의미와 새로운 연출 방향, 각자가 맡은 역할에 관해 설명했다.◇ 정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푸치니의 음악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시대를 관통하는 드라마와 음악을 지닌 작품"이라고 평가했다."투란도트는 드라마와 음악 양쪽에서 푸치니가 한 단계 더 발전한 작품이다"라며 "유럽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의 관객에게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드라마를 담고 있다"

    2026.07.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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