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여름 방학에 떠나는 어린이 '오페라 여행'...서울·평창에서 펼쳐지는 공연
평창대관령음악제 29일 슈트라우스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
예술의전당에선 ‘코바’ ‘빨간모자와 늑대’ 라벨 가족오페라 잇따라
신화에 빠진 중·고생은 평창으로…유치원·초등생은 예술의전당으로
예술의전당에선 ‘코바’ ‘빨간모자와 늑대’ 라벨 가족오페라 잇따라
신화에 빠진 중·고생은 평창으로…유치원·초등생은 예술의전당으로
제23회 평창대관령음악제(예술감독 양성원)는 29일 오후 8시 대관령 야외공연장 뮤직텐트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를 콘서트 버전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의 난점은 오케스트라의 크기보다 실내악 규모의 편성 안에서 각 악기가 독주처럼 촘촘하게 움직이는 복잡한 음악에 있다. 성악가들에게 요구되는 극단적인 음역과 표현력도 주요 볼거리다.
음악을 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대본가 후고 폰 호프만스탈은 그리스 신화를 기반으로 오페라를 만들었다. 작 중 '오페라 속 오페라'라는 연극적 장치도 더했다. 작품의 중심은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은 아리아드네가 낙소스섬에서 죽음을 기다리다 바쿠스를 만나 새로운 존재로 변화하는 이야기다.
비극적인 신화극과 체르비네타가 이끄는 희극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공연이 오페라 속에서 충돌한다. 고대 신화뿐 아니라 비극과 희극, 고전과 현대가 뒤섞이는 방대한 작품이다. 신화의 내용과 대략적 작품의 구조를 알고 관람하는 청소년층에게 흥미로울만한 공연이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라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어지는 가족 공연들이 제격이다. 예술의전당(사장 장한나)은 30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2026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을 연다. 패브릭오브제극 <코 잃은 코끼리 코바>와 어린이 오페라 <빨간모자와 늑대>를 차례로 공연한다. 두 작품 모두 생후 36개월 이상이면 입장 가능하다.
3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열리는 <코 잃은 코끼리 코바>는 옷과 천, 신발과 모자 같은 일상의 물건이 숲과 동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가족극이다. 사자에게 코를 잃은 코끼리 코바가 여러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모두의 숲'’을 찾아가며 다름과 공존의 의미를 배운다. 만 4세 이상 어린이에게 권장되는 작품이다.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의 바통은 라벨의 가족오페라 <개구쟁이와 마법>이 이어받는다. 서울오페라앙상블(예술감독 장수동)은 다음 달 21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 작품을 공연한다.
원작의 프랑스 아이를 사교육과 컴퓨터 게임에 지친 서울의 어린이로 바꾸고, 책과 의자, 시계, 선풍기와 반려동물 등이 살아 움직이는 한국형 가족오페라로 번안했다. 공연시간은 약 60분이며 36개월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올여름 국내 공연장은 연령별로 서로 다른 오페라의 문을 열어 놓았다. 신화와 복잡한 음악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 중·고등학생에게는 평창의 슈트라우스. 이야기를 따라 노래하고 움직이고 싶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에게는 예술의전당의 가족오페라와 가족극이 기다리고 있다. 방학 동안 아이의 손을 잡고 떠나는 하루의 공연장 나들이는 교과서 밖에서 만나는 가장 생생한 예술수업이 된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