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 이외 지역에 제2본사를 짓기로 하자 북미 지역 50여개 주(州)와 도시들의 유치 경쟁이 뜨겁다는 소식이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보스턴, 시카고, 애틀랜타, 댈러스 등 미국 주요 대도시들은 물론 토론토 등 캐나다 도시들까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부지 제공과 세금 감면, 공동 투자 등의 기업유치 인센티브에서 최고 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마존은 제2본사가 들어설 도시에 고임금 일자리 5만개를 공급하고 50억달러(약 5조6300억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이나 LA, 시카고 같은 콧대 높은 대도시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몸을 낮춰 유치전에 참여한 것은 제2본사 유치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세금을 감면받기 위해 도시 쇼핑을 한다’는 일부 지적이 없지 않았지만 금방 묻히고 말았다.

1994년 시애틀에서 출발한 아마존은 기업이 성장하면 도시가 함께 발전한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아마존은 연 매출 1360억달러를 올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보잉과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지역 선발 기업들을 제치고 시애틀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4만 명의 아마존 본사 직원이 시애틀 전체 사무실 면적의 19%를 쓰고 있을 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미국에선 아마존이 본사 빌딩을 대도시에 짓는데도 세금을 감면해주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첨단시설 투자나 제조 공장 건설이 아닌데도 그렇다. 툭하면 대기업을 견제하려는 우리와는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