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이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놓고 유럽연합(EU)과 8년을 끌어온 법적 공방에서 첫 승을 거뒀다고 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반독점법 위반으로 10억6000만유로(약 1조343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은 인텔의 항소건을 파기환송한다고 판결했다. ECJ는 “법원은 이 사건을 하급법원인 EU 일반법원에 회부해 리베이트가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2009년 조사 결과, 인텔이 AMD를 비롯한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기 위해서 95% 이상 자사의 반도체칩을 사용하는 컴퓨터 제조사들에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리베이트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인텔에 과징금 10억6000만유로를 부과했다. 인텔은 일반법원에 항소를 제기했으나 2014년 패소했다.

이번 ECJ의 판결은 EU 집행위원회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인 퀄컴과 구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퀄컴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U는 퀄컴이 아이폰에 퀄컴 칩셋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애플에 부당한 계약 조건을 요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구글도 휴대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도록 강요했는지에 대해 EU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로펌인 화이트앤드케이스 소속 아시마키스 콤니노스 변호사는 “EU 집행위원회의 패배”라며 “ECJ의 이번 결정은 시장 지배력을 가진 회사가 대량 구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유연한 판단을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