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이대리] 가성비 좋은 '서울대 라인' 두 양꼬치 집 아시나요
서울대 정문, 후문으로 통하는 관문인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은 일명 ‘서울대 라인’이라고 불린다. 도심에 있던 서울대가 1975년 관악산으로 둥지를 옮기며 이곳엔 입맛 까다로운 서울대 사람들의 입맛을 채워줄 맛집이 속속 들어섰다.

이곳은 한때 유행에 민감한 신촌, 홍대와 비교되며 젊은 학생에게 외면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샤로수길’(서울대 정문 모양을 본뜬 ‘샤’와 강남구 신사동 골목길인 ‘가로수길’을 합친 신조어) 속 신세대 맛집과 전통의 노포(오래된 옛 식당)가 공존한다. 서울대 교직원이 추천하는 맛집을 소개한다.

서울대입구역 7번 출구로 나가면 있는 ‘고명집’은 서울대 교직원이라면 한 번쯤 들러본 적 있는 곳이다. 개업 10년을 바라보는 이 식당의 대표 메뉴는 덩어리째 참숯으로 굽는 닭갈비다. 입가심으로 먹는 손사골칼국수는 이 집만의 별미다. 가격도 ‘착하다’. 닭갈비 1인분(250g)에 1만원, 손사골칼국수는 단돈 5000원이다.

맛에 대학가 특유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까지 갖춘 서울대 라인은 주당의 천국으로 꼽힌다. 관악구청에서 쑥고개길로 10여 분을 걸어가면 있는 ‘신기루황소곱창’은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직장인과 대학원생 곱창 마니아 사이에선 널리 알려진 곳이다. ‘곱’이 가득 찬 황소알곱창 한 판(400g·2인분)이 2만2000원이다. 한 젊은 서울대 교수는 “곱창이 먹고 싶을 때면 동료들과 항상 이곳을 찾는다”며 “10년 가까이 가격도 맛도 변하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2호선 봉천역 중국인 거리에서 시작해 신림, 서울대입구, 낙성대까지 점포를 확장하고 있는 성민과 로향 두 양꼬치 전문점 역시 서울대 주당을 사로잡는다. 양꼬치뿐만 아니라 가지볶음, 피단두부, 수주육편 등 요리 메뉴도 인기가 높다.

20~30대 신세대 교직원에겐 관악구청 건너편에서부터 낙성대역까지 이어지는 샤로수길이 인기다. 낙성대역 쪽 샤로수길 초입에 있는 ‘나인온스버거’는 상호명처럼 9온스(255.146g)의 두툼한 소고기 패티 하나로 서울을 대표하는 수제버거 맛집으로 떠올랐다. 반대편 관악구청 방면 샤로수길은 일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규동집 ‘지구당’이 지키고 있다. 6500원짜리 규동에 반숙계란(1000원)을 추가해 터뜨린 뒤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