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조 "위안부 문제 널리 알릴 수 있게 세계적 디자인 브랜드 키울 것"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사진)는 대학시절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인액터스에서 활동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처음 만났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복지 시설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였다. 윤 대표가 당시 느낀 감정은 ‘부채의식’이었다. 그는 “홀로코스트 등 유대인 문제는 세계적으로 알려졌지만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상황이 창피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대학 졸업 직후인 2012년 마리몬드를 설립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로 했다. 마리몬드는 할머니들이 만든 압화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 상품을 판매해 얻는 이익 중 절반을 할머니들에게 기부하는 소셜벤처로 시작했다. 하지만 스카프 손수건 등의 초기 제품은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제품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디자인 완성도가 떨어졌던 것 같다”며 “2013년 현대차정몽구재단에서 1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디자인 전문인력을 늘리면서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박’은 뜻밖의 곳에서 터졌다. 2015년 1월 연예인 수지가 마리몬드에서 내놓은 휴대폰 케이스를 쓰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3개월간 같은 제품은 물론 비슷한 제품에까지 주문이 몰렸다. 2014년 4억4000만원이던 매출은 2015년 16억3000만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엔 45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윤 대표는 “우리 회사 제품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두고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다”며 “할머니들을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인권운동가로 조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리몬드의 롤모델은 미국 신발회사인 탐스다. 탐스는 신발 한 켤레를 팔면 한 켤레를 제3세계에 기증하고 있다. 윤 대표는 “세계인에게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마리몬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