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고기 수입량은 5년새 2.5배 늘어
12개월 미만 호주산 선호…대학가엔 양꼬치 거리도 생겨
'양고기엔 칭다오 맥주' 유행 …중국술 매출도 동반 상승
◆작년 양고기 수입 1만t 넘어
양고기 대중화는 양꼬치에서 시작됐다. 2000년대 후반 대학가와 조선족 거주 지역에 양꼬치 전문점이 작은 규모로 등장했다. 1995년부터 중국 동포들이 대거 유입된 서울 가리봉동 등 구로 지역에만 수십 곳이 문을 열었다.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인근에는 ‘양꼬치 거리’도 생겼다. 2010년 이후에는 양고기를 고급화한 전문 식당이 생겨났다. 삿포로 칭기즈칸식 구이인 ‘라무진’은 가맹점만 각각 60여 개를 두고 있다. 2~3년 새 양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50여 개 생겨났고, 점포는 3000곳을 넘어섰다.
양고기가 대중화에 성공한 것은 ‘누린내가 난다’는 편견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식당들은 양고기 특유의 냄새를 줄인 요리를 개발했고, 유럽과 중동 등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양고기를 찾기 시작했다.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알려진 것도 소비층이 넓어진 요인이다. 가격도 한몫했다. 양고기 가격은 100g에 1만2000~1만5000원 선으로 돼지고기보다 비싸지만 소고기보다는 싸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양고기는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이다. 양고기는 99%가량 수입에 의존하며 호주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양꼬치 인기 특수부위로 확산
국내 소비자가 찾는 부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양꼬치에 주로 쓰이는 가슴살과 양갈비 구이에 쓰이는 어깨 부위 등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가공육, 양지머리, 늑간살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고혁상 호주축산공사 한국대표부 지사장은 “어린 양 특유의 맛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수입량이 늘고, 부위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고기와 함께 먹는 중국 술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식 양고기 등 요리에 곁들이는 술로 백주나 중국 맥주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정상훈 씨가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유행어를 만든 뒤 칭다오맥주는 아예 그를 광고모델로 섭외하기도 했다. 칭다오맥주를 수입하는 비어케이의 매출은 2014년 379억원에서 2015년 558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860억원을 기록했다.
양고기 소비가 늘지만 아직 가정용으로는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2~3년 전부터 축산물 코너에서 양고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크게 늘지는 않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