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앨버트 비어슈타트 '로키산의 폭풍'
독일계 미국인 화가 앨버트 비어슈타트(1830~1902)는 알래스카와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지역의 풍경을 낭만적으로 묘사한 ‘허드슨강 화파’의 대표 작가다. 1853년부터 1857년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뒤셀도르프 화파 회원들과 그림을 공부한 그는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주를 가로지르는 허드슨강 일대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1859년 미국 서부지역 지도를 새로 만들기 위해 떠나는 탐험대에 합류한 그는 미술 인생에 큰 전환기를 맞는다. 여행하면서 본 다양한 풍경을 스케치하고 글을 쓰며 서부의 웅장한 풍경을 화폭에 옮겼다. 전시회도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뉴욕 브루클린뮤지엄에 소장된 이 그림은 콜로라도주 로키산의 풍경을 담은 걸작이다. 폭풍이 오기 직전 골짜기 사이 호수를 밝게 비추는 한 줄기 빛을 사진처럼 생생하게 잡아냈다. 가파른 돌산에 삐죽삐죽 솟은 침엽수, 계곡을 껴안고 있는 푸른 호수, 포효하는 먹구름을 조화롭게 배치해 자연의 영혼을 살려내고 싶은 그의 마음을 담았다. 풍부한 감성과 자유로운 상상력, 역동적인 생명감이 어우러져 낭만주의 화풍의 극치를 보여준다. 비어슈타트는 로키산맥을 3년간 스케치하며 탐험하고 난 뒤에야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