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진입도 필요
최종구 "은산분리, 인터넷은행 특성 고려해 결정해야"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16일 "인터넷 전문은행은 은산분리의 취지를 저해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은산분리 규율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답변 자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우리 금융산업 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은산분리 원칙의 기본취지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은 전통적인 은행이 아니라 IT와 금융이 결합한 '새로운 금융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대규모 기업금융보다는 소매금융 위주로 영업하기 때문에 은산분리의 취지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인해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려는 금융기관 간 경쟁이 커지는 등 금융산업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최 후보자는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금융서비스 혁신을 가속하고 인터넷 전문은행 간에도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려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제3의 플레이어' 진입이 필요하다"면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세부 인가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어 케이뱅크의 경우 자산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 올해 중 증자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은행이 소상공인 대상 중금리 대출 공급, 혁신적 금융서비스 제공 등 애초 기대했던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증자 진행 상황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이 중 4% 이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정부는 인터넷은행을 만들면서 은행법을 개정,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도 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기로 했었다.

현재 국회에는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50%까지로 늘리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들과 34%까지 허용하고 5년마다 재심사받게 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안 등이 상정돼있지만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 4월 3일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출범 100일 만에 가입자가 40만 명을 넘고 예금과 대출이 각 6천억 원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지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완화가 지연되자 제3자 배정 등의 방식으로 증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 등이 주주로 참여한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 출범을 목표로 설립을 준비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