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헤지펀드, 이번엔 네슬레 공격…"사업구조 다시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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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대표 행동주의 투자자 대니얼 롭이 설립한 서드포인트
35억달러 규모 네슬레 지분 확보
"3년내 영업이익 20%로 올려라"…로레알 지분 매각·자사주 매입 요구
35억달러 규모 네슬레 지분 확보
"3년내 영업이익 20%로 올려라"…로레알 지분 매각·자사주 매입 요구

◆“네슬레, 과거에 안주하다 뒤처져”
서드포인트는 “네슬레가 생활소비재 분야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주장하지만 주주 수익률은 미국과 유럽의 다른 기업보다 크게 저조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올해 전망치가 15.6%로 미국 식품회사 크래프트하인즈(29.6%)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허쉬(20.6%), 켈로그(16.5%) 등에 비해서도 낮다.
서드포인트는 주가 상승과 배당수익을 더한 총주주이익률(TSR)도 다른 소비재 기업에 크게 못 미친다고 했다. 네슬레의 최근 3년간 TSR은 28%로 유니레버(69%), 렉키트(65%), 로레알(55%), 다농(34%)을 밑돌았다. 롭은 “경쟁사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반면 네슬레는 10년간 과거 방식에 안주하면서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성장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네슬레 영업이익률을 2020년까지 18~20%로 높이라고 요구했다. 롭은 “경영진이 긴장감을 갖고 변화를 추구하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CEO)를 압박했다.
◆식품회사로 옮겨붙은 공격
네슬레는 최근 4년 연속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취임한 슈나이더 CEO는 커피와 애완동물 사료 등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을 강화하면서 돌파구를 찾아나섰지만 결국 행동주의 투자자의 공격 목표가 됐다.
롭이 이끄는 서드포인트는 과거 야후를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과 사업전략 변경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주의 투자 전략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유럽 기업을 상대로 한 공격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드포인트의 투자 규모는 이례적으로 크다고 WSJ는 지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