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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박근혜 정부 9년, 노동개혁 손도 못 대고 '재벌개혁'만 몰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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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표 국정위원장은 "보수정권, 재벌 가만히 놔뒀다"는데…
    "MB·박근혜 정부 9년, 노동개혁 손도 못 대고 '재벌개혁'만 몰아쳐"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내걸고 경제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8일 “과거 10년간 정부는 줄곧 노동개혁만 외쳤다. 최고 기득권인 재벌은 가만히 놔뒀다는 노동계 주장이 틀린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소불위 재벌 공화국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말대로라면 지난 10년간 보수 정부는 노동개혁만 추진하고, 재벌개혁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과연 맞을까. 노무현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노동 및 재벌 정책을 되짚어보면 실상은 정반대다. 10년간 노동개혁은 거꾸로 후퇴했다. 노동 유연성은 악화하고, 기존 정규직 노조 기득권을 보호하는 장치는 공고해졌다. 반면 기업 규제 강도는 더 세졌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골목상권 보호 등 각종 규제정책을 밀어붙였다. 오히려 노무현 정부가 재벌규제 완화 정책을 폈다.

    재벌개혁 후퇴?
    MB '동반성장' 朴 '경제민주화' 앞세워 대기업 압박


    보수 정부가 재벌 규제를 대거 풀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해부터 경제민주화 법안을 쏟아내며 ‘재벌 옥죄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게 2013년 국회를 통과한 ‘신규 순환출자 금지’다. 신규 순환출자는 그룹 내 계열사들이 서로 주식을 사고팔아 ‘A→B→C→A’ 식으로 연결되는 소유 구조(순환출자)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순환출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는 무시했다.

    신규 순환출자 규제는 재벌에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하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작용했다. 재벌들은 앞다퉈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9만 개 이상이던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는 현재 90개까지 급감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삼성 롯데 등은 소유 구조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쓰다 총수 일가가 법원에 불려다니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같은 해 도입한 ‘총수 일가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재벌을 겨냥한 대표적인 족쇄다. 총수 일가 지분율 30% 이상인 상장사(비상장사 20% 이상)가 계열사와 ‘연간 거래액이 200억원 미만이면서 거래 상대방 매출의 12% 미만’ 등의 조건으로 거래하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게 된다. 2015년 조사가 시작됐고 한진 현대 CJ 등 3개 그룹이 검찰 고발 등의 제재를 받았다.

    ‘기업 프렌들리’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 역시 임기 후반기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골목상권 보호 등을 내세워 대기업 손보기에 나섰다.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공정위는 계열사 간의 일감 몰아주기 비중이 높은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 유통, 건설 분야 등을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대기업 규제가 가장 느슨했던 것은 노무현 정부였다. 2006년 11월 발표한 ‘대기업집단 시책 개편안’은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는 대신 사후 규제는 강화하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촉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출자총액제한제 적용 대상 축소, 지주사 상장 자회사 지분율 요건 완화 등이 그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폐지한 출자총액제한제 역시 노무현 정부 때 군불을 땐 게 결실을 맺은 것이다.

    노동개혁만 추진?
    정년연장 등 노동계 요구 수용…노조 기득권만 강화


    지난 10년간 노동개혁은 정치권과 노동계의 반대로 번번이 좌초했다. 오히려 정치권이 노동계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노동시장 효율성은 10년 전보다 후퇴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효율성은 2007년 24위에서 지난해 77위로 53단계 하락했다. 노사 간 협력관계(132위), 고용·해고 관행(115위), 정리해고 비용(117위) 등도 최하위권이다. 경직된 노동시장이 국가 경쟁력(종합 26위) 하락 요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노동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 논의도 제자리걸음이다.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기간(2년)을 연장하는 기간제법 개정안과 파견 가능 업종을 확대하는 파견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현행 파견법은 32개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파견을 금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전문 교수는 “제조업체들은 원천적으로 파견 인력을 이용할 수 없어 사내 하청을 활용하고 있다”며 “최근 사내 하청마저 불법 파견으로 판정한 사례가 늘어 사실상 제조업체가 노동 유연성을 확보할 수단이 제로(0)인 셈”이라고 말했다.

    불합리한 노사 관행은 바뀌지 않았다. 2009년 복수 노조 도입 당시 노조 전임자의 급여 금지를 추진했지만 미봉책인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하면서 강성 노조의 기반은 여전하다.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고용세습 단체협약을 유지하고 있는 사업장도 작년 기준 722개 단협(694개 기업) 중 334개(46.3%)에 달했다.

    반면 노동계의 주장이 반영된 사회안전망은 대부분 확충됐다. 올해부터 모든 기업에 정년 60세를 의무화했다. 정년 연장과 동시에 추진돼야 할 임금피크제는 겉돌고 있다. 도입 기업은 작년 기준 17.5%에 불과하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산업재해보험 적용, 취약계층의 고용보험 보조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4년 상시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장에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국가가 최대 60%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을 시작했다.

    최저임금은 고공행진 중이다. 2001년 이후 최저임금의 연평균 상승률은 8.7%에 이른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의 세 배다.

    황정수/심은지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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