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드 人터뷰] 이스라엘 요즈마캠퍼스 채창환 글로벌 총괄 이사 "제 인생 자체가 늘 스타트업…'진정한 후츠파'란 소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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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은 길만 선택
막연한 해외 동경에 대원외고 1기 입학
삼성물산 입사 땐 혼자 엔터사업 지원
에버랜드서 나와 태양광 사업 창업도
이스라엘 창업 DNA 국내에 심을 터
토론하고 질문하는 이스라엘 문화
한국 스타트업에 접목시켜 창업 활성화 "남들과 다른 생각이 성공 원동력"
막연한 해외 동경에 대원외고 1기 입학
삼성물산 입사 땐 혼자 엔터사업 지원
에버랜드서 나와 태양광 사업 창업도
이스라엘 창업 DNA 국내에 심을 터
토론하고 질문하는 이스라엘 문화
한국 스타트업에 접목시켜 창업 활성화 "남들과 다른 생각이 성공 원동력"
1994년 채창환 삼성물산 신입사원은 사내 엔터테인먼트사업부인 드림박스로 가겠다고 손을 들었다. 1990년 신설됐는데 주로 비디오테이프를 제작·유통하는 홈비디오사업을 했다. 철강과 화학 거래를 주력으로 하는 종합상사에선 비인기 사업부였다. 그해 신입사원 가운데 드림박스에 지원한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
“돌이켜보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생이라고 할까요.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한발 앞서 선택한 적이 많았습니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내 스타트업캠퍼스에서 만난 채창환 이사가 말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요즈마캠퍼스 글로벌 총괄이사로 선임됐다. 요즈마캠퍼스는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이 설립한 스타트업 육성기관으로 한국에 처음 개설됐다. 선임 당시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그를 “진정한 후츠파(당돌함, 뻔뻔함, 용기, 도전 등을 뜻하는 히브리어)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대원외고 1회 졸업생에서 태양광 창업까지
고등학교에 갈 때도 드림박스에 지원할 때와 다르지 않았다. 채 이사는 1984년 개교한 대원외국어고 1회 졸업생이다.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지원했다고 한다. 지금처럼 명문이 아니었고, 특수목적고로 지정되기도 전이었다. “처음 생기는 학교다 보니 다들 말렸어요. 정식 학교가 아니어서 검정고시를 다시 쳐야 한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외고 입학을 고집한 건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이었다. 그때만 해도 해외 여행은 아무나 못 했다. 여행자유화가 이뤄진 것은 1989년이 돼서였다. 그의 ‘글로벌 경험’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독일어반이던 그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독일문화원 초청으로 슈투트가르트에 가 한 달 동안 산 일이다. “입시 공부를 할 때라 《수학의 정석》을 가져갔는데 한 쪽도 못 봤습니다. 자유롭게, 신나게 마음껏 노는 독일 학생들과 어울리며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우리보다 더 잘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세계로 나아가는 꿈은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삼성물산 드림박스는 1995년 출범한 삼성영상사업단에 통합됐다. 삼성전자 스타맥스와 나이세스, 제일기획 Q채널 등 삼성그룹에 흩어져 있던 엔터테인먼트사업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삼성영상사업단은 국내 최초의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인 명보극장을 운영했고,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영화 ‘쉬리’를 제작했다.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삼성영상사업단은 1999년 해체됐지만 그곳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지금도 한국 영화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채 이사는 1998년 미국 유학을 떠났다. 위스콘신대(매디슨캠퍼스) 로스쿨(JD)과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했다. 한국에 돌아와선 웅진그룹에서 신규사업과 해외사업을 담당했고,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삼성에버랜드 신규사업개발팀에서 일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녔지만 그는 또 가만히 있지 못 했다. “2005년 삼성에버랜드에 있을 때 신규사업으로 태양광사업을 제안했어요. 아직 아무도 태양광사업을 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에버랜드는 테마파크도 있고, 부동산사업도 하니 승산이 있어 보였죠.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응용할 수 있고요. 당시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에게 보고했지만 추진하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회사 동료와 직접 창업했죠.”
자본금 8억2500만원으로 세운 터틀백코퍼레이션이다. 유럽계 회사에서 20억원을 투자받았다. 토지를 구입하고 의욕적으로 태양광 발전단지 설립을 추진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2010년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한국 정부가 태양광에 주는 보조금을 줄인 것도 타격이 됐다. 정부가 원자력을 신재생에너지에 포함하면서 태양광은 뒷전으로 밀렸다. 채 이사는 “태양광사업을 시작했을 때 한화그룹 부장과 차장이 전시회 부스로 찾아와 미팅을 한 적이 있다”며 “지금 한화가 한화큐셀로 태양광사업을 선도하는 것을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식 토론문화 받아들여야”
채 이사는 이스라엘 스마트 교육업체 타임투노우에 스카우트돼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대표를 지냈다. 지인의 소개로 타임투노우가 한국에 진출할 때 100쪽짜리 시장조사 보고서를 써준 것이 계기가 됐다. 타임투노우는 이스라엘식 교육 노하우를 온라인 교육에 접목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채 이사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정말 인간관계가 수평적이고 평등합니다. 심지어 군대에서도 불합리한 점이 있으면 상급자에게 따진다고 해요. 전쟁 중에도 그날 있었던 전투를 같이 복기하고 치열하게 토론하죠. 회사에선 신입사원이 사장에게 자기 생각을 말하고, 학교에선 학생과 교사가 동등하게 토론하는 곳이 이스라엘입니다.”
한국인과 이스라엘 사람 간에 비슷한 점도 많다고 했다. 성격 급하고, 운전 험하게 하고, 도전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지나치게 예의를 따지고, 연공서열을 중시한다고 했다. “서양 사람들도 이스라엘 사람은 버릇이 없다고 할 정도예요. 워낙 직설적이고 질문과 토론을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싸우나 싶을 정도로 열을 올려서 토론을 합니다. 우리는 토론을 안 해요. 한국 기업에선 다른 업체와 일을 할 때 먼저 자료를 달라고 합니다.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결론을 낸 다음 토론은 필요없다고 하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자기만의 길을 추구하는 것도 이스라엘이 가진 강점이라고 했다. 채 이사가 타임투노우 대표일 때 이스라엘 동료들과 서울 광장시장에 간 적이 있다. 그들의 첫 마디가 “왜 빈대떡 파는 곳이 이렇게 많지”였다고 한다. 채 이사는 “한국에선 빈대떡이 잘 팔리면 빈대떡 가게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커피숍이 잘되면 커피숍 옆에 또 커피숍이 생긴다”며 “이스라엘에선 보기 드문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 인구가 830만명밖에 안 되지만 창업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남과 다른 생각을 하고, 남과 다른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것이 큰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요즈마캠퍼스에서 이스라엘의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을 맡은 그는 기회가 되면 이스라엘처럼 ‘시끄러운 도서관’을 한국에 세우고 싶다고 했다. “이스라엘에선 공부는 같이하는 것이란 생각이 있어요. 내가 정답이 아니고, 너도 정답이 아니고 새로운 정답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스라엘 사람이 한국 사람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사고방식을 조금만 바꾼다면 이스라엘 못지않은 잠재력이 있습니다.”
요즈마캠퍼스는
이스라엘의 벤처 육성기관, 스타트업 발굴해 교육하고 투자 연계·해외 진출 도와
요즈마캠퍼스는 이스라엘 벤처캐피털인 요즈마그룹이 세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기관이다. 한국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와 대구, 충남 천안시 세 곳에 요즈마캠퍼스가 있다.
이스라엘의 글로벌 창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요즈마그룹이 투자하고 지원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벤처기업만 20곳이 넘는다. 요즈마그룹이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가상현실(VR) 기반 콘텐츠 개발사인 제이더블유네스트와 세계 최고 수준의 그래핀(탄소 신소재)을 개발하는 스탠다드그래핀 등이 있다. 제이더블유네스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옮겨 놓은 듯한 가상현실에서 즐기는 카지노 게임과 VR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 스탠다드그래핀은 최근 ‘투자 귀재’ 짐 로저스가 투자하고 고문을 맡는 등 해외에서 관심이 높다.
요즈마그룹은 투자 외에 요즈마캠퍼스를 통해 창업 교육, 멘토링, 투자자 연결 등을 지원하고 있다. 판교 요즈마캠퍼스는 입주 사무실을 제공하고 대구 요즈마캠퍼스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서류 심사와 프레젠테이션으로 스타트업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캠퍼스에 입주하거나 요즈마의 투자를 받고 싶다면 홈페이지에 접속해 문의하면 된다.
채창환 요즈마캠퍼스 글로벌 총괄이사는 “이스라엘 내비게이션 앱 업체인 웨이즈는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한 덕분에 1조2000억원에 구글에 팔렸지만 한국의 ‘김기사’는 카카오에 팔릴 때 626억원에 그쳤다”며 “한국에서 창업해도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돌이켜보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생이라고 할까요.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한발 앞서 선택한 적이 많았습니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내 스타트업캠퍼스에서 만난 채창환 이사가 말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요즈마캠퍼스 글로벌 총괄이사로 선임됐다. 요즈마캠퍼스는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이 설립한 스타트업 육성기관으로 한국에 처음 개설됐다. 선임 당시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그를 “진정한 후츠파(당돌함, 뻔뻔함, 용기, 도전 등을 뜻하는 히브리어)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대원외고 1회 졸업생에서 태양광 창업까지
고등학교에 갈 때도 드림박스에 지원할 때와 다르지 않았다. 채 이사는 1984년 개교한 대원외국어고 1회 졸업생이다.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지원했다고 한다. 지금처럼 명문이 아니었고, 특수목적고로 지정되기도 전이었다. “처음 생기는 학교다 보니 다들 말렸어요. 정식 학교가 아니어서 검정고시를 다시 쳐야 한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외고 입학을 고집한 건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이었다. 그때만 해도 해외 여행은 아무나 못 했다. 여행자유화가 이뤄진 것은 1989년이 돼서였다. 그의 ‘글로벌 경험’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독일어반이던 그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독일문화원 초청으로 슈투트가르트에 가 한 달 동안 산 일이다. “입시 공부를 할 때라 《수학의 정석》을 가져갔는데 한 쪽도 못 봤습니다. 자유롭게, 신나게 마음껏 노는 독일 학생들과 어울리며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우리보다 더 잘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세계로 나아가는 꿈은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삼성물산 드림박스는 1995년 출범한 삼성영상사업단에 통합됐다. 삼성전자 스타맥스와 나이세스, 제일기획 Q채널 등 삼성그룹에 흩어져 있던 엔터테인먼트사업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삼성영상사업단은 국내 최초의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인 명보극장을 운영했고,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영화 ‘쉬리’를 제작했다.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삼성영상사업단은 1999년 해체됐지만 그곳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지금도 한국 영화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채 이사는 1998년 미국 유학을 떠났다. 위스콘신대(매디슨캠퍼스) 로스쿨(JD)과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했다. 한국에 돌아와선 웅진그룹에서 신규사업과 해외사업을 담당했고,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삼성에버랜드 신규사업개발팀에서 일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녔지만 그는 또 가만히 있지 못 했다. “2005년 삼성에버랜드에 있을 때 신규사업으로 태양광사업을 제안했어요. 아직 아무도 태양광사업을 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에버랜드는 테마파크도 있고, 부동산사업도 하니 승산이 있어 보였죠.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응용할 수 있고요. 당시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에게 보고했지만 추진하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회사 동료와 직접 창업했죠.”
자본금 8억2500만원으로 세운 터틀백코퍼레이션이다. 유럽계 회사에서 20억원을 투자받았다. 토지를 구입하고 의욕적으로 태양광 발전단지 설립을 추진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2010년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한국 정부가 태양광에 주는 보조금을 줄인 것도 타격이 됐다. 정부가 원자력을 신재생에너지에 포함하면서 태양광은 뒷전으로 밀렸다. 채 이사는 “태양광사업을 시작했을 때 한화그룹 부장과 차장이 전시회 부스로 찾아와 미팅을 한 적이 있다”며 “지금 한화가 한화큐셀로 태양광사업을 선도하는 것을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식 토론문화 받아들여야”
채 이사는 이스라엘 스마트 교육업체 타임투노우에 스카우트돼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대표를 지냈다. 지인의 소개로 타임투노우가 한국에 진출할 때 100쪽짜리 시장조사 보고서를 써준 것이 계기가 됐다. 타임투노우는 이스라엘식 교육 노하우를 온라인 교육에 접목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채 이사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정말 인간관계가 수평적이고 평등합니다. 심지어 군대에서도 불합리한 점이 있으면 상급자에게 따진다고 해요. 전쟁 중에도 그날 있었던 전투를 같이 복기하고 치열하게 토론하죠. 회사에선 신입사원이 사장에게 자기 생각을 말하고, 학교에선 학생과 교사가 동등하게 토론하는 곳이 이스라엘입니다.”
한국인과 이스라엘 사람 간에 비슷한 점도 많다고 했다. 성격 급하고, 운전 험하게 하고, 도전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지나치게 예의를 따지고, 연공서열을 중시한다고 했다. “서양 사람들도 이스라엘 사람은 버릇이 없다고 할 정도예요. 워낙 직설적이고 질문과 토론을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싸우나 싶을 정도로 열을 올려서 토론을 합니다. 우리는 토론을 안 해요. 한국 기업에선 다른 업체와 일을 할 때 먼저 자료를 달라고 합니다.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결론을 낸 다음 토론은 필요없다고 하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자기만의 길을 추구하는 것도 이스라엘이 가진 강점이라고 했다. 채 이사가 타임투노우 대표일 때 이스라엘 동료들과 서울 광장시장에 간 적이 있다. 그들의 첫 마디가 “왜 빈대떡 파는 곳이 이렇게 많지”였다고 한다. 채 이사는 “한국에선 빈대떡이 잘 팔리면 빈대떡 가게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커피숍이 잘되면 커피숍 옆에 또 커피숍이 생긴다”며 “이스라엘에선 보기 드문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 인구가 830만명밖에 안 되지만 창업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남과 다른 생각을 하고, 남과 다른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것이 큰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요즈마캠퍼스에서 이스라엘의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을 맡은 그는 기회가 되면 이스라엘처럼 ‘시끄러운 도서관’을 한국에 세우고 싶다고 했다. “이스라엘에선 공부는 같이하는 것이란 생각이 있어요. 내가 정답이 아니고, 너도 정답이 아니고 새로운 정답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스라엘 사람이 한국 사람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사고방식을 조금만 바꾼다면 이스라엘 못지않은 잠재력이 있습니다.”
요즈마캠퍼스는
이스라엘의 벤처 육성기관, 스타트업 발굴해 교육하고 투자 연계·해외 진출 도와
요즈마캠퍼스는 이스라엘 벤처캐피털인 요즈마그룹이 세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기관이다. 한국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와 대구, 충남 천안시 세 곳에 요즈마캠퍼스가 있다.
이스라엘의 글로벌 창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요즈마그룹이 투자하고 지원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벤처기업만 20곳이 넘는다. 요즈마그룹이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가상현실(VR) 기반 콘텐츠 개발사인 제이더블유네스트와 세계 최고 수준의 그래핀(탄소 신소재)을 개발하는 스탠다드그래핀 등이 있다. 제이더블유네스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옮겨 놓은 듯한 가상현실에서 즐기는 카지노 게임과 VR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 스탠다드그래핀은 최근 ‘투자 귀재’ 짐 로저스가 투자하고 고문을 맡는 등 해외에서 관심이 높다.
요즈마그룹은 투자 외에 요즈마캠퍼스를 통해 창업 교육, 멘토링, 투자자 연결 등을 지원하고 있다. 판교 요즈마캠퍼스는 입주 사무실을 제공하고 대구 요즈마캠퍼스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서류 심사와 프레젠테이션으로 스타트업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캠퍼스에 입주하거나 요즈마의 투자를 받고 싶다면 홈페이지에 접속해 문의하면 된다.
채창환 요즈마캠퍼스 글로벌 총괄이사는 “이스라엘 내비게이션 앱 업체인 웨이즈는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한 덕분에 1조2000억원에 구글에 팔렸지만 한국의 ‘김기사’는 카카오에 팔릴 때 626억원에 그쳤다”며 “한국에서 창업해도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