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대 한국선박해양 사장 "하반기부터 중소 해운사 유동성 지원 늘리겠다"
나성대 한국선박해양 사장(사진)은 “다음달 초까지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는 중소 해운사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 사장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상선에 지원할 8500억원 중 6000억원은 이미 투입했으며 나머지 2500억원은 이달 중순 이사회 의결을 거쳐 투입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선박해양은 해운사가 보유한 배를 사들인 뒤 싼값에 다시 빌려주는 일종의 ‘선박은행’으로 지난달 26일 공식 출범했다. 산업은행(5000억원)과 수출입은행(4000억원), 한국자산관리공사(1000억원) 등이 1조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설립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조선·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선박해양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국내 1위 선사인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고 해운 시장 불황이 계속된 데 따른 대응책이다.

한국선박해양은 지난해 말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내 1위 해운사가 된 현대상선 지원에 집중해 왔다. 나 사장은 “다음달 초까지 현대상선에 투입할 2500억원 중 1000억원은 유상증자, 1500억원은 현대상선의 중고 선박을 사들이는 방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상선만 지원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국내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선 당장 현대상선을 돕는 게 급하다”며 “하반기부터는 중소선사 지원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은 “다만 (중소 해운사 지원은) 무조건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투자 기준부터 세워 추진할 것”이라며 “경쟁력 없는 ‘좀비 기업’은 거르고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해운사를 선별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나 사장은 선박금융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나 사장은 “해운사들이 선박 구입이나 용선료 문제로 겪는 고충을 덜어주면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해운업 불황은 2020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며 “호황기가 오면 해운사가 선박을 구입할 때 대출, 공동투자 등의 형태로 지원 전략을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