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누구든 소중한 이야기 갖고 있죠"
“고독이라…. 딱 짚기 쉽진 않네요. 굳이 답하자면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랑의 방식이 달라서, 뭔가에 너무 몰입해서, 때론 자리의 부담감에 못 이겨 고독을 느끼죠. 하지만 고독을 고통스럽다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삶의 목적이 있기에 고독도 있으니까요.”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한 작가이자 지난 1월 《절대고독》을 낸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64·사진)은 최근 충북 충주시 문성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깊은산속옹달샘에서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깊은산속옹달샘은 고 이사장이 2010년 지은 명상치유센터다. 명상과 다이어트, 요가와 숲 산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 이사장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16년째 360만여 구독자에게 매일 보내고 있다. 글의 원천과 비결을 물었다. 그는 웃으며 “아버지께서 회초리 치며 만들라고 가르친 독서카드 덕분”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독서카드 만들기가 제 평생 습관이 됐어요. 좋은 구절을 보면 따라 쓰고, 저만의 감상을 덧붙였죠.”

고 이사장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1998년부터 5년간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일했다. “철저히 나를 버리고 ‘유령작가’가 돼야 했던 기간”이라고 회상했다. “힘들었죠. 연설이나 공문으로 쓴다는 건 바윗덩이 짊어지는 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국가 지도자의 말인 만큼 신중하게 담아내려 노력해야 했어요.”

딱딱한 공문이 아닌 새로운 글을 쓰고 싶었다. 틈틈이 써야 했기에 긴 글을 쓸 순 없었다. 그렇게 2001년 시작한 게 ‘고도원의 아침편지’였다. 고 이사장은 “내가 평소 감동을 느낀 글귀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었고, 편안하게 누군가에게 편지 쓰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평범한 사람들의 자서전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어떤 사람의 일생이든 소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취지다. 아침편지 구독자 중 자서전 출간을 원하는 사람의 사례를 모아 글쓰기와 출판을 지원한다. 첫 번째 결과물이《김창주와 네 딸들》이다. 암 투병을 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지내는 아버지, 이를 지켜보며 부모의 젊은 시절과 각자 자신의 생활을 바라보는 네 딸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