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沈 연합전선 형성…安 유치원 공약·洪 4대강 공격
洪·安, 文겨냥 적폐청산·계파 패권주의 공세
바른정당 탈당사태에 文·洪·劉·沈 한 마디씩


정당팀 = 5·9 장미대선을 일주일 앞둔 2일 주요 대선 후보 5명은 마지막 TV토론에서 본인의 정책을 홍보하고 상대의 약점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후보들은 이날 상암MBC에서 개최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토론회에서 교육·복지 및 사회통합 방안을 주제로 물고 물리는 공방을 펼쳤다.

이날 토론도 주 공격대상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였다.

문 후보에게는 전체 26번의 질문 중 12번이 몰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가장 많은 네 번의 질문을 문 후보에게 던졌으며, 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각각 세 번씩 질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에게 두 차례 질문했다.

다음으로 많은 질문을 받은 후보는 홍준표 후보였다.

홍 후보는 총 7번의 질문을 받아 안철수 후보(4번) 보다 많은 질문을 받았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3번의 질문을 받았으며, 심상정 후보는 단 한 번도 질문을 받지 못했다.

토론 초반은 안철수 후보의 유치원 공약을 두고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협공을 펼치는 구도로 전개됐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단설유치원 자제 공약을 언급하면서 "공공보육을 확대하는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고, 심 후보도 안 후보를 향해 "단설유치원을 더 짓지 않겠다는 공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안 후보는 "유치원 교육을 무상으로 하자는 것이고 부모 부담을 덜자는 게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을 두고도 연합전선을 형성, 홍준표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문 후보는 4대강 때문에 수질이 악화했는데 그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홍 후보는 "4대강 때문에 수질이 악화한 것이 아니고 4대강 덕분에 수량이 풍부해지고 여름 가뭄과 홍수가 없어졌다.

그것은 아주 잘한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심 후보는 "4대강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재앙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바로 청문회를 열겠다"고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홍 후보는 "이정희 후보처럼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잘하십시오. 파이팅 심상정이다"라고 비꼬았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홍·안 후보 공격에선 손을 맞잡았으나 복지 비전과 목표를 놓고서는 쌍방 전투에 나섰다.

문 후보는 심 후보가 제시한 복지국가 비전에 대해 "장기적 방향은 공감하나 심 후보 공약처럼 급격하게 연간 70조나 증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고, 심 후보는 "그건 현상을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통합 방안을 주제로 토론한 2부에서는 주제와는 다소 무관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비용을 10억달러(1조1천300억 원)로 추산하며 한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차기 정부에서의 결정과 국회 비준을,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배치 반대 입장을 되풀이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좌파정권이 들어서면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해 사드 배치가 필요한지 분명한 태도를 취하라며 압박했다.

'1강·2중·2약' 구도에서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추격을 받는 문재인 후보는 토론에서도 두 후보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계파 패권주의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고, 민주당이 쪼개진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안 후보는 문 후보 측과 민주당에서 떠난 인사들을 거론하며 계파 패권주의를 지적했으나, 문 후보는 이런 상황이 오도록 당을 쪼갠 것이 안 후보라고 응수했다.

문 후보와 홍 후보는 문 후보 측의 적폐청산 발언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보수를 불태우겠다고 했는데 그럼 나는 화형당하겠네"라고 꼬집었다.

문 후보가 지난해 탄핵 촛불집회에서 "가짜보수를 횃불로 불태워버리자"고 한 발언을 지목한 것이다.

이에 문 후보는 "우리 시민이 든 촛불이 더 커져서 거대한 횃불이 되고, 그 횃불이 보수정권이 만든 적폐를 다 청산한다는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의 집단탈당 및 홍 후보 지지선언을 두고는 안철수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의 각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심 후보는 "바른정당 의원들이 자기 당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고 버리고 도주했다.

집에 불 지르고 야반도주한 격"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심 의원은 "정치 철새 얘기를 많이 들어봤지만, 이런 것처럼 경우가 없는 정치행태는 정말 기가 막힌다.

제가 다 분했다.

(탈당 의원들은) 그렇게 살지 마시라, 정계은퇴하시라"고 말한 뒤 "우리 유 후보 힘내시라 말하고 싶다"며 위로했다.

반면, 홍 후보는 "어제 바른정당 의원들을 만나 '왜 나오려고 하느냐'고 물어보니, '후보가 덕이 없어서 도저히 대선을 못 치르겠다.

그래서 나오려고 한다'고 했다"며 유 후보를 맹비난했다.

이에 유 후보는 "뇌물재판을 받고 계시는 중이고, 성범죄에 강간미수를 스스로 하신 분인데 다른 후보를 비방할 자격이 있나"라고 홍 후보에게 역공을 폈다.

그러나 홍 후보는 다시 "덕이 없다고 14명이나 뛰쳐나오지 않았나.

그거 단속이나 잘하라. 대구 가보면 유 후보는 배신자로 돼 있다.

앞으로 대구에서 정치하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을 정치적, 인간적, 정책적으로 배신했다"고 몰아붙였다.

공방을 지켜본 문 후보는 발언권을 얻자 유 후보에게 "보수의 개혁이 가물가물해지는 것 같다.

한국의 보수를 바꿔나갈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질문 도중 크게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저는 희망을 갖고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