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짜장면도 8000원인데…2만원 돼도 사 먹을래요"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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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평양냉면 가격에도 "줄서서 먹는다"
인건비·원재료값 상승에 추가 인상 고민도
"'외식의 양극화'에 마니아 수요 겹쳤다"
인건비·원재료값 상승에 추가 인상 고민도
"'외식의 양극화'에 마니아 수요 겹쳤다"
"한 그릇에 2만원까지 올라도 사 먹을 것 같은데요"
서울 중구의 평양냉면 전문점 우래옥에서 만난 60대 강모씨는 "가격과 별개로 한 달에 한 번은 꼭 이곳에 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짜장면도 7000~8000원대까지 오르지 않았느냐"며 "냉면 가격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진 낼 만한 금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9일 점심시간, 우래옥 앞은 대기하고 있는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가게가 문을 여는 시간은 오전 11시30분. 2층 규모로 수십 개의 테이블을 두고 있지만, 가게 내부는 오픈 30분도 안 돼 손님으로 가득 찼다. 대기 번호는 정오가 되기 전 80번 대를 넘어섰다. 우래옥의 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6000원이다. 부담될 수 있는 가격이지만 손님들의 냉면 사랑은 뜨겁다. 90번대 번호를 받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던 40대 오모씨는 "평양냉면집마다 특색이 제각각이라 일부러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냉면을 즐기는 편"이라며 "평소에 평양냉면은 비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이 가격이 그렇게 아깝진 않다"고 말했다.
특히 평양냉면 가격은 꾸준히 올라 서울의 몇몇 유명 평양냉면 가격은 어느덧 1만6000원이 됐다. 우래옥과 함께 봉피양도 냉면 한 그릇을 1만6000원에 팔고 있고, 을밀대는 지난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2000원 인상해 1만5000원이 됐다. 필동면옥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1000원씩 올라 현재 1만4000원이다. 재작년 을지로 일대 재개발로 인해 잠시 문을 닫았던 을지면옥은 지난달 장사를 재개하며 가격을 기존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들 냉면 명가를 찾는 손님들은 여전하다. 본격적인 성수기인 5월부터 줄을 서서 냉면을 먹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을밀대 본점의 경우 5월 들어 일일 냉면 판매량이 전월 평균 대비 200그릇 가량 늘었다. 또 우래옥 관계자 역시 "정확한 수치를 낸 것은 아니지만, 더워지기 시작한 5월부터 손님이 대폭 증가했다"며 "식사 시간대엔 직원들끼리 대화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바빠졌다"고 말했다. 한 평양냉면집 관계자는 "평양냉면 자체가 마니아층이 형성된 음식이라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손님이 줄어들진 않는다"며 "수육이나 만두 가격이 오른 것에 관해 묻는 손님이 가끔 있고, 냉면 가격에 대해선 소비자들의 저항이 적다"고 귀띔했다. 이어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지만, 최근 매출도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평양냉면 가격 인상은 주요 원재료인 메밀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꼽힌다.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이달 중순 메밀 도매가격은 1kg당 277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올랐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겹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최저시급은 9860원으로 최근 4년간 17% 인상됐다. 작년 대비 2.5% 올랐다. 을밀대 관계자는 "강원도 봉평에서 국내산 메밀을 직접 공수해 오고 있는데 작년 대비 가격이 3배 넘게 오른 상황"이라며 "한 10여년 전까진 물가가 오르더라도 상승폭이 지금처럼 가파르진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야말로 널뛰기하듯 원재료 가격이 뛰니 걱정이 크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더라도 정직원이 25명이 넘다 보니 인건비 상승도 부담 요인"이라며 "내년쯤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외식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간 가격대 음식이 사라지고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꾸준하거나 아예 초저가 전략을 펼치는 식당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평양냉면도 오랜 기간 일종의 마니아적 소비 수요가 꾸준히 존재했던 외식 품목인 만큼,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서울 중구의 평양냉면 전문점 우래옥에서 만난 60대 강모씨는 "가격과 별개로 한 달에 한 번은 꼭 이곳에 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짜장면도 7000~8000원대까지 오르지 않았느냐"며 "냉면 가격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진 낼 만한 금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9일 점심시간, 우래옥 앞은 대기하고 있는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가게가 문을 여는 시간은 오전 11시30분. 2층 규모로 수십 개의 테이블을 두고 있지만, 가게 내부는 오픈 30분도 안 돼 손님으로 가득 찼다. 대기 번호는 정오가 되기 전 80번 대를 넘어섰다. 우래옥의 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6000원이다. 부담될 수 있는 가격이지만 손님들의 냉면 사랑은 뜨겁다. 90번대 번호를 받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던 40대 오모씨는 "평양냉면집마다 특색이 제각각이라 일부러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냉면을 즐기는 편"이라며 "평소에 평양냉면은 비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이 가격이 그렇게 아깝진 않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냉면 가격도 '쑥'...소비자 "아직까진 비싸도 먹는다"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오르고 있지만, 냉면은 그 중에서도 빠르게 치솟고 있는 메뉴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1692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1만923원)에 비해 7% 오른 수치다. 또 다른 대표적인 서민 외식 품목인 짜장면과 김밥은 같은 기간 각각 3.3%, 4.5%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더 많이 오른 셈이다.특히 평양냉면 가격은 꾸준히 올라 서울의 몇몇 유명 평양냉면 가격은 어느덧 1만6000원이 됐다. 우래옥과 함께 봉피양도 냉면 한 그릇을 1만6000원에 팔고 있고, 을밀대는 지난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2000원 인상해 1만5000원이 됐다. 필동면옥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1000원씩 올라 현재 1만4000원이다. 재작년 을지로 일대 재개발로 인해 잠시 문을 닫았던 을지면옥은 지난달 장사를 재개하며 가격을 기존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들 냉면 명가를 찾는 손님들은 여전하다. 본격적인 성수기인 5월부터 줄을 서서 냉면을 먹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을밀대 본점의 경우 5월 들어 일일 냉면 판매량이 전월 평균 대비 200그릇 가량 늘었다. 또 우래옥 관계자 역시 "정확한 수치를 낸 것은 아니지만, 더워지기 시작한 5월부터 손님이 대폭 증가했다"며 "식사 시간대엔 직원들끼리 대화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바빠졌다"고 말했다. 한 평양냉면집 관계자는 "평양냉면 자체가 마니아층이 형성된 음식이라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손님이 줄어들진 않는다"며 "수육이나 만두 가격이 오른 것에 관해 묻는 손님이 가끔 있고, 냉면 가격에 대해선 소비자들의 저항이 적다"고 귀띔했다. 이어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지만, 최근 매출도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평양냉면 가격 인상은 주요 원재료인 메밀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꼽힌다.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이달 중순 메밀 도매가격은 1kg당 277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올랐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겹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최저시급은 9860원으로 최근 4년간 17% 인상됐다. 작년 대비 2.5% 올랐다. 을밀대 관계자는 "강원도 봉평에서 국내산 메밀을 직접 공수해 오고 있는데 작년 대비 가격이 3배 넘게 오른 상황"이라며 "한 10여년 전까진 물가가 오르더라도 상승폭이 지금처럼 가파르진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야말로 널뛰기하듯 원재료 가격이 뛰니 걱정이 크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더라도 정직원이 25명이 넘다 보니 인건비 상승도 부담 요인"이라며 "내년쯤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외식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간 가격대 음식이 사라지고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꾸준하거나 아예 초저가 전략을 펼치는 식당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평양냉면도 오랜 기간 일종의 마니아적 소비 수요가 꾸준히 존재했던 외식 품목인 만큼,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