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 코리아'] 코스피 뜨겁지만 개미들은 '울상'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2228.96)를 향해 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성적표는 초라하다. 단기 차익을 노린 ‘단타(단기매매)’ 위주의 매매 패턴이 개인들의 손실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28일 4.02포인트(0.18%) 내린 2205.44에 장을 마쳤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강세에 힘입어 오전 한때 2217.04까지 올랐지만 기관의 대규모 매도(3492억원) 물량이 쏟아져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개인은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2209.46)를 찍은 지난 27일부터 ‘사자’로 돌아섰다.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13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하루 순매수 규모로는 올 들어 최대다.

개인이 이달에 많이 순매수한 10개 종목은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2.09%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포스코(1623억원)는 한 달 동안 5.81% 떨어졌다. 지난달 최근 1년 최고가(29만6500원)를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에 시장 예상치(8427억원)를 웃도는 깜짝 영업이익(1조3650억원)을 냈지만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가는 뒷걸음질 쳤다.

포스코에 이어 개인이 13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한 한국전력(1450억원) 현대자동차(1387억원) 네이버(1305억원) 등은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대형주지만 이달 들어 모두 하락했다. 한국전력은 2.68%, 현대차는 9.15%, 네이버는 7.08% 떨어졌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에 포함된 LG화학(-7.74%) 현대모비스(-5.53%) 롯데케미칼(-6.04%) 기아차(-4.78%) 등도 ‘마이너스’였다.

이에 비해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SK하이닉스(6.09%) 한국항공우주(12.72%), 기관이 쓸어담은 KB손해보험(20.22%) 롯데쇼핑(20.97%) 등은 수익률이 높았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단기 차익을 노리고 낙폭이 큰 종목에 투자하는 성향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긴 호흡을 갖고 투자하는 외국인과 기관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