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시 수능전형 비중 관련 설문 결과. /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제공
<표>정시 수능전형 비중 관련 설문 결과. /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제공
[ 김봉구 기자 ]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방향과 관련, 대학 입학처장과 고교 진학지도교사 81.3%가 “수능 위주 정시전형 비중을 현행 유지 또는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가 26일 오후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하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과 대입전형의 방향에 관한 고교-대학 연계 포럼’ 주제발표를 맡은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학교 현장 전문가 대다수가 “수능전형 비중 일정 수준 이상 유지”에 무게를 싣는 셈이다. 세부 설문 결과를 보면 ‘현행 비중 유지’ 답변 비율이 49%, ‘비중 확대’ 32.3%인 데 비해 “비중 축소‘는 18.7%에 그쳤다.

최근 수년간 대입 수시 비중이 늘고 수능 위주 정시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와 배치된다. 2015학년도 정시 비중은 전체의 36%였으나 2018학년도에는 26.3%까지 축소된 바 있다. 한경닷컴이 주요대학 입학처장들에게 물어본 결과 “여기서 정시 비중을 더 줄이기보다는 현행 비중을 유지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규민 교수는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불리한) 고교시절 학업에 집중하지 못한 학생에게도 재도전 기회를 줘야 한다거나, 학생부종합전형은 평가의 공정성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시 수능전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한국사와 영어만 절대평가(등급제)인 수능을 2021학년도부터 전 영역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답변은 28.5%였다. 반면 △일정 영역 추가도입 후 전체도입 여부 판단 또는 점차 확대 37.5% △현행 유지 20.1% △상대평가 전환 13.9% 등 신중론과 회의론이 다수를 차지했다.

수능 절대평가가 전면 도입될 경우 수능전형 비중이 축소(71%)되는 대신 학생부종합전형이 이를 대체(62.2%)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교수는 “절대평가가 전면 도입되면 수능이 자격고사화해 정시전형이 사실상 폐지될 것이다. 수능 변별력이 낮아져 대학별 고사가 도입되고 사교육이 증가할 위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수능 절대평가 전면 도입은 단순한 점수체제 변환이 아니다. 전체 입학전형 체제 변화와 직결되므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 교수의 발표 후 강요식 여의도고 교장, 김선희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대표,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 안성진 성균관대 입학처장,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 등이 토론할 예정이다.

포럼을 기획한 김현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장(경희대 입학처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추진하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은 대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는 7월 2021학년도 수능 계획 발표 이전에 공론장을 마련해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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