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故 이한빛 PD /사진=이한솔씨 페이스북
'혼술남녀' 故 이한빛 PD /사진=이한솔씨 페이스북
tvN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가 형의 죽음에 대해 CJ E&M 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한솔 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즐거움의 '끝'이 없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대기업 CJ, 그들이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씨는 형의 생사를 확인하기 전 회사 선임이 부모를 찾아온 사실을 밝혔다. 그는 "선임은 한 시간에 걸쳐 이한빛 PD의 근무태도가 불성실했다고 주장했다"라며 "CJ라는 기업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을 두 번 박은 것"이라고 했다.

당시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는 회사 직원에게 사과했고, 몇 시간 뒤 아들의 죽음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솔 씨는 "형이 남긴 녹음파일, 카톡 대화 내용에는 수시로 가해지는 욕과 비난이 가득했다"라고 했다.

이한빛 PD는 지난해 10월26일 '혼술남녀' 종방 이튼날 숨진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이한솔 씨는 '혼술남녀' 제작 당시 첫 방송 직전에 계약직이 정리해고 됐고, 이로인해 촬영기간이 짧아져 70분짜리 드라마 2편을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찍어야 하는 고된 노동환경에 이한빛 PD가 처해있었다고 강조했다.

1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한빛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측은 "'혼술남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드라마라 했지만 제작환경은 혹독한 정글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PD는 청년,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라며 "그런 그가 고통스러운 현장을 견디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심지 굳은 청년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대책위원회 측은 "회사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개인이 나약해 죽은 것이라고 하면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라면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