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력 미지수…당 지지율 낮은 것도 부담
정책 비전 승부수…安 "일희일비 않고 비전·리더십 평가받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은 최근 지지율 급등세에 고무됐지만 마냥 기뻐하지는 않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지지층을 견고하게 다지고 중도층을 더 흡수해 선두로 올라서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의 확장된 지지층을 든든하게 다지면서 이 상승세를 다음 달 9일 대선 때까지 그대로 이어 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 1천5명을 대상으로 한 4월 첫째 주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1월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 가중 처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결과 5자 구도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35%로 일주일 새 16%포인트나 올랐다.

그 전주에도 9%포인트의 상승 폭을 기록한 안 후보는 불과 보름 만에 지지율이 10%에서 35%로 무려 25%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애초 안 후보 측은 각 당 경선이 끝나고 후보가 선출되는 시점에 선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절반만 따라잡으면 본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왔다.

실제로 지난달 말까지도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초반대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각 당 후보 진용이 확정된 직후인 4월 첫 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선두와 호각을 다투는 위치로 훌쩍 올라선 것이다.

이를 안 후보 캠프에서는 애초 예상보다 1~2주가량 빠른 페이스로 보고 있다.

라이벌인 문 후보 측이 30~40%대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단단한 지지세력'을 과시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갑자기 늘어난 안 후보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력을 갖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민주당 지지율이 문 후보와 엇비슷하게 가며 든든히 받쳐주는 것과는 달리 안 후보는 당 지지율이 후보 개인보다 훨씬 낮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지지율에 조정기는 있겠지만, 추세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외부에서 얘기하는 '거품론'은 정치적 공세로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보수층으로 지지층의 외연이 넓혀진 것도 뿌리 깊은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기폭제가 된 것이어서 문 후보 측이 예상하는 만큼 쉽게 허물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내부에선 나온다.

지금껏 강조해 온 미래와 통합 등 안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를 내세우면서 더욱 구체화한 공약을 발표하는 '정공법'으로 지금의 상승세를 끌고 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앞으로 TV 토론회 등을 거치며 인물과 정책 승부로 판도를 끌고 간다면 지지율이 한 단계 더 뛰어오를 것이란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무엇보다 '자책골'이 치명적이라고 보고 내부 단속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곧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문 후보 측의 외부인사 영입 실패 사례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안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제가 가진 비전과 리더십으로 평가받겠다는 마음"이라며 "외부에서는 희망이 없다고 말할 때도 너무나 편안한 마음으로 열심히 제 할 일을 했고, 주위에서 지금 지지율이 높다고 하는 데 전혀 들뜨지 않고 똑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