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슈] 안방 파고드는 페이스북·유튜브 TV 광고시장 대공습
구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미디어 기업이 TV와의 연계성을 강화하면서 거실·안방까지 파고드는 모습이다. 그동안 인터넷이나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 패권을 차지한 이들 기업이 TV에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기존 케이블업계나 콘텐츠 제공회사(CP)와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페이스북과 손잡고 스마트TV용 ‘페이스북 비디오 앱(응용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영상 콘텐츠를 고화질 TV로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TV에 페이스북 비디오를 기본 앱으로 탑재하기로 했다.

2015년 이후 나온 모든 삼성 스마트 TV에서도 앱을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해 △친구가 공유한 영상 △좋아하는 페이지의 영상 △페이스북 추천 영상 △인기 라이브 영상 등을 바로 즐길 수 있다. 세계 190여개국에서 출시돼 35개 언어를 지원한다.
[IT 이슈] 안방 파고드는 페이스북·유튜브 TV 광고시장 대공습
페이스북은 조만간 파이어TV와 애플TV용 동영상 앱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대다수 스마트TV에서 기본 앱으로 탑재돼 있는 유튜브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부터 ‘비디오 퍼스트’를 내세우며 동영상 부문을 크게 강화해 왔다. 페이스북으로 누구나 실시간 생중계할 수 있는 ‘페이스북 라이브’를 출시했으며 지난해엔 리키 반빈 전 칼리지 유머 창업자를 영입해 자체 콘텐츠 확보에도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스포츠 과학 대중문화 라이프스타일 게임 유소년 등 6대 장르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서비스한다는 방침이다. 1회 상영 시간이 최대 30분짜리인, 매주 업데이트되는 시리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유튜브는 지난달 말 미국 방송사 ABC CBS NBC 등 40여개의 TV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 TV’를 공개했다. 35달러(약 4만원)에 지상파·케이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가입형 TV 스트리밍 서비스다. 유튜브 TV는 스포츠 중계를 포함한 거의 모든 라이브 방송을 제공한다. 이들 채널에서 제공하는 주문형 비디오(VOD)도 ‘다시보기’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는 “신세대들은 TV 콘텐츠를 매우 좋아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시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튜브TV는 또 무제한 저장 용량의 클라우드 디지털 비디오 리코더(DVR)를 지원하고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를 탑재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TV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 유튜브TV에서는 광고 없이 즐기는 구독 서비스 ‘유튜브 레드’와 ‘구글 플레이 뮤직’ 콘텐츠도 함께 누릴 수 있다. 다만 유튜브는 일단 미국에서만 이 같은 유튜브TV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튜브 페이스북 등이 TV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는 광고 수익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 급격히 늘면서 관련 광고 시장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독일 시장조사회사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5년 131억4000만달러였던 글로벌 동영상 광고 시장은 올해 237억8000만달러로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IT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이미 인터넷과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장악한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TV에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케이블·위성 등 기존 방송업계 위기감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어느 플랫폼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