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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우선주의 쇼크' 멕시코를 가다] 국경엔 쫓겨난 멕시코인들 '북새통'…장벽건설 '속도'에 반미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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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끝 갈등의 현장, 멕시코 장벽

    국경 티후아나 이민자지원센터 1년 만에 5곳→33곳으로 급증
    트럼프 당선 후 국경단속 심해져

    장벽 공사 120억~250억달러 예상…미국 "9월부터 공사…2년내 마무리"

    주요도시선 주말마다 반미시위…극좌 대선후보 지지율 압도적 1위
    멕시코 티후아나시와 미국 샌디에이고시 국경 모습. 멕시코 측 장벽과 미국 측 장벽 사이는 돌을 던지면 닿을 정도로 가깝지만 장벽 건설(또는 보완)과 불법 입국자 단속 강화 등으로 심리적인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박수진 특파원
    멕시코 티후아나시와 미국 샌디에이고시 국경 모습. 멕시코 측 장벽과 미국 측 장벽 사이는 돌을 던지면 닿을 정도로 가깝지만 장벽 건설(또는 보완)과 불법 입국자 단속 강화 등으로 심리적인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박수진 특파원
    멕시코 북서부 바하칼리포르니아노르테주(州)의 국경도시 티후아나에는 이민자지원센터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초 다섯 곳에서 1년 만에 서른세 곳으로 늘었다. 이들 시설은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 몰려든 난민과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다가 쫓겨난 멕시코인으로 북새통이었다.

    그중 하나인 카사델 이민자지원센터에는 206명의 멕시코인과 난민이 묵고 있었다. 90%가 미국이 추방한 멕시코인이었다. 이 센터에서 4년째 봉사활동하고 있는 캣 머피 신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경 단속이 심해졌다”며 “다른 중남미 국가 출신들로선 멕시코 국경 너머 새로운 삶을 꿈꿔온 ‘아메리칸 드림’이 ‘멕시칸 드림’으로 끝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反美’ 구호

    ['미국 우선주의 쇼크' 멕시코를 가다] 국경엔 쫓겨난 멕시코인들 '북새통'…장벽건설 '속도'에 반미 '고조'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멕시코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페소화 가치 급락(환율 급등)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정부가 보조금 지원을 끊으면서 시중 유가마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인의 유입을 막는다며 국경장벽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 내 멕시코인 불법 체류자를 범죄자, 성폭행범으로 부르면서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하고 아름다운’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공언했다. 건설 비용은 멕시코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월 취임 직후엔 비용 문제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다 예정한 정상회담이 취소됐다.

    멕시코인의 민심은 부글부글 끓었다. 올초부터 멕시코 주요 도시에선 주말마다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시위현장에서는 트럼프를 향한 ‘욕설’과 ‘반미(反美)’ 구호가 터져나왔다.

    극좌 대선후보 급부상

    다비드 마야고이티아 티후아나 경제개발협의회(ECD) 회장은 “트럼프가 추진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국경세 부과, 국경장벽 설치, 송금 규제, 불법 체류자 강제추방 정책은 미국-멕시코 관계를 1846년 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트럼프는 마치 미국 코앞에 극좌파 정권이 들어서길 바라는 사람 같다”고 비꼬았다.

    빈말이 아니었다. 멕시코는 내년 7월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대선까지 1년 반을 남겨놨지만 ‘멕시코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좌 성향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지율 33%로 다른 우파성향 후보 두 명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그는 국경장벽 설치가 ‘인권 침해’라며 트럼프를 유엔에 제소하겠다고 맹비난했다. 현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불만과 불안을 느낀 멕시코인의 관심은 그의 강경 발언에 쏠리고 있다. 노인연금 확대 등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공약도 그가 누리는 인기의 한 축이다.

    美, 장벽 설치 속도전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장벽 설치 ‘속도전’에 나섰다. 취임 직후 장벽건설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지난 25일엔 공사입찰 일정도 공개했다. 오는 6일부터 입찰을 시작해 다음달 중순까지 공사업체를 선정하고, 늦어도 9월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미국은 총연장 3100여㎞의 미국-멕시코 국경에 이미 1000여㎞ 장벽을 설치해 놓은 상태며 트럼프 정부는 2100여㎞에 추가 장벽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주무부처인 미 국토안보부는 2년 내 설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

    건설 비용은 장벽을 얼마나 높고 육중하게, 트럼프 말대로 얼마나 아름답게 세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상금액이 120억달러(14조원)에서 250억달러(29조원)까지 큰 편차를 보이는 이유다.

    건축엔지니어 알리 루스칸은 “250억달러면 대공황 극복의 계기가 된 미국 후버댐 세 개를 지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말했다. 국경장벽 건설공사 수주를 위해 일본과 이스라엘 건설업체들이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 뛰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멕시코 정부는 자신들이 장벽 건설 비용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 35%를 매기거나, 기업의 멕시코산 제품 수입대금을 비용 처리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송금도 규제할까

    멕시코는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인에게 연간 247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르는 돈을 송금받고 있다. 외화수입원으로 외국인 직접투자(280억달러)에 버금간다. 석유 수출금액(185억달러)보다 많다. 송금액 중 95%를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멕시코인들이 보낸다.

    양국보 KOTRA 중남미 본부장은 “미국에서 들어오는 송금 액수가 크기 때문에 미국이 송금 수수료를 높이거나 액수를 제한하면 멕시코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를 지렛대 삼아 멕시코를 국경장벽 협상장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티후아나·멕시코시티=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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