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입학 스트레스'…다그치지 말고 '행동·학습·성장' 관찰하세요
입학 시즌이 다가왔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커진다.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아이가 삶을 살면서 겪는 큰 변화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도 많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독립적인 삶의 첫 단추를 채운다.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하도록 각종 건강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잘 관찰하고 심한 심리 변화 등을 겪지 않도록 부모가 보살펴줘야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의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을 알아봤다.

‘학교는 즐거운 곳’ 알려줘야

이지현 기자
이지현 기자
아이가 학교를 다니게 되면 가족과 떨어져 시간을 보내야 한다. 독립적 생활, 또래와 선생님과의 관계,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 숙제를 하고 준비물을 챙기는 것 등 다양한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능력이 발달하고 정서적으로 성장한다. 뇌도 이전보다 많은 역할을 한다. 학습 주의집중 작업 기억 등의 인지 기능, 충동 조절, 대인관계 형성, 정서적 공감 등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꺼번에 새로운 기능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새로운 환경과 사람, 새로운 자기 역할에 대해 어색해하고 긴장하기 쉽다. 부모 등 주변에서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아이에게 심어주는 게 좋다.

최근 들어 학교생활로 인해 긴장하고 쉽게 불안해하는 아이가 늘고 있다. 아이의 스트레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부모 태도도 큰 영향을 준다. 부모가 아이의 학교생활에 지나친 기대감을 보이면 아이가 압박 때문에 불안, 우울, 좌절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 입학 전 또래와 어울린 경험이 부족했던 아이들은 또래 관계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자기중심적인 유아기를 보낸 아이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작은 좌절도 견디지 못해 선생님이나 또래들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읽기 쓰기 산술 등의 학습 장애가 있어 학습 성취도가 낮은 아이도 있다.

조아랑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학교에 가려면 많은 능력과 심리적 단단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적응을 다그치거나 규칙을 몸에 배게 하려고 압박하는 부모도 있다”며 “이는 아이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는 “학생이 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어내는 아이를 기특해하고 격려해야 한다”며 “적응 과정 동안 실수와 자잘한 문제를 견디고 극복할 수 있도록 옆에서 기다려줘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단체 생활에 필요한 인내 희생 배려가 소중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믿음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가 성숙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주의 집중력 장애, 우울 장애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질환이 의심되거나 학교폭력 등 어른이 꼭 개입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는 표현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가 언제든 부모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올바른 칫솔질 훈련해야

정신건강과 함께 꼭 챙겨야 할 것 중 하나가 치아 건강이다. 만 6세가 넘으면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활동량이 많아지고 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입학 전에 구강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 어린이는 군것질이 늘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이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충치가 점점 진행돼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갈이 하는 아이의 앞니가 나기 시작하면서 젖니 맨 뒤쪽에는 평생 동안 쓸 어금니가 나온다. 어금니는 씹는 면이 울퉁불퉁한 골짜기로 돼 있어서 음식물 찌꺼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어렵다. 충치가 생기기 쉽다. 홈을 미리 실란트로 메우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앞니에 충치가 있으면 치아가 검게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가능하면 입학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칫솔질 교육도 중요하다. 식사 후 규칙적으로 이를 닦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가정에서 잘 지도해야 한다. 김영림 강남차병원 치과 교수는 “칫솔질은 하루 세 번 이상,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닦아야 한다”며 “칫솔질은 평생 습관이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올바른 방법을 배운 뒤 아이가 혼자 능숙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가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충치 예방을 위한 식습관도 중요하다. 가능한 한 음식 먹는 횟수를 하루 3회의 정규 식사로 한정하고 간식으로는 탄수화물이 적고 섬유소가 풍부하며 단백질이 많은 식품을 먹도록 한다. 과자, 사탕 등 부착성이 높은 단 음식은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 3~6개월마다 치과를 찾아 불소를 도포하고 치아 건강법 등에 대한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낯선 환경에 감기 복통 호소도

아이가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 이전에는 없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낯선 학교에 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설레고 기쁘지만 스스로도 모르게 스트레스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적응 장애를 ‘새 학기 증후군’이라고 한다. 복통 두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아이가 별다른 질환 없이 자꾸 복통 증상을 호소한다면 어떤 간식을 먹는지 살펴보고 청량음료 과자 등 영양이 적으면서 당도만 높은 음식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튀긴 음식, 찬 음료, 아이스크림 등 소화에 지장을 주는 음식도 제한해야 한다. 식사는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따뜻하게 먹도록 해야 한다.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요인이 있는지 살펴보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입학 후 감기에 자주 걸리고 한 번 걸린 감기가 유독 오래가는 아이도 있다. 날씨가 쌀쌀하고 일교차가 큰 3월에는 개학으로 활동량이 많아지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지는 데다 같은 공간에서 여러 아이와 집단생활을 하다 보면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일도 늘어난다. 이지홍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감기 예방에 손 씻기 습관이 중요하다”며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도록 해 외부 기온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온도와 습도 변화가 예상되거나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평소 영양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도 좋다. 야외활동이 늘면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도 많다. 이 교수는 “콧물이나 코막힘이 심하면 생리식염수로 콧속을 세척하는 것이 도움 된다”며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탁하고 오염된 공기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조아랑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영림 강남차병원 치과 교수, 이지홍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