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다가오면서 이른바 '이혼 합의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EU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영국민들은 그것이(EU 탈퇴) 할인된 비용이나 비용 없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은 그들이 결정에 참여했던 약속들을 존중해야 한다"며 "따라서 그 비용은 대략 계산해도 매우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셸 바르니에 EU 집행위 브렉시트 협상대표와 다른 27개 회원국 고위 관리들이 만난 회의에서 영국이 탈퇴 협정에 서명한 후에도 4년간, 즉 오는 2023년까지 영국이 결정에 참여했던 EU 프로젝트들에 돈을 내도록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영국이 약속했던 이 비용 분담을 포함해 모두 600억유로(약 73조3천억원)의 이혼 합의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르니에 협상대표는 이혼 합의금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영국과 EU 간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협상 전략을 세워놓고 영국을 압박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EU에 남아있는 한 비용분담 책임을 다하겠지만 EU를 떠난후에는 EU에 지급할 돈이 그리 많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 협상 테이블에 처음 마주 앉을 영국과 EU 양측이 협상 초반부터 이혼 합의금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