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은 ‘대한민국 법조 1번지’로 불린다. 지하철 2호선 교대역과 서초역 사이에는 대법원과 대검찰청, 서울고법·고검, 서울중앙지법·지검 등 국내 핵심 사법기관이 몰려 있다. 인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만 5000여명에 달한다.

국내 최대 법조 타운이 형성된 이곳에는 이름난 맛집이 많다. 입맛이 까다로운 법조인이 많아 웬만한 맛으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초동 법조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을 소개한다.

‘교대 이층집’은 통삼겹살과 통목살이 대표 메뉴인 고깃집이다. 직원이 불판의 온도를 재가며 노릇하게 구워 준 통고기를 산마늘 장아찌나 순태젓갈, 갓김치, 고추절임과 곁들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식사로는 뚝배기에 한우와 5년 숙성한 집된장, 부추를 함께 넣고 펄펄 끓인 된장찌개가 인기다. 저녁때면 젊은 법조인과 원로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서초대가’는 한우등심구이로 유명하다. 옛 궁중에서 쓰던 형식대로 동그란 모양의 무쇠 주물판에 가장 비싼 부위인 암소 등심을 먹기 좋게 잘라 굽는다. 고기의 맛을 해치지 말라는 배려에서 반찬도 깍두기, 파무침, 양배추 등으로 간단하다. 고기를 먹고 난 뒤 고소한 등심 기름에 밥과 깍두기국물을 넣고 만든 볶음밥도 별미로 통한다.

한식당 ‘진진바라’는 변호사들이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룸의 규모가 다양해 인원에 따라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기 쉽다는 게 장점이다. 수삼배냉채와 활어회, 잡채, 구절판, 9첩반상 등 깔끔한 궁중식 코스요리를 즐길 수 있다.

일식집 ‘미유끼’는 점심시간에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에 제격이다. 회를 비롯해 초밥, 생선구이, 튀김, 알밥, 후식이 나오는 점심 정식이 가장 인기가 많다. 설렁탕 전문점 ‘이남장’은 법조인들이 술 먹은 다음날 점심 장소로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48시간 동안 끓인 육수에 밥을 말고 새콤한 김치를 얹어 먹으면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