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에게 ‘책사’는 중요한 존재다. 책사는 후보가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때 적절한 조언을 하고 분야별로 공약을 제시하며 ‘브레인’ 역할도 한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친 ‘경제민주화’ 화두를 던진 사람은 김종인 전 의원이었다. 후보들이 훌륭한 책사를 영입하기 위해서라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엔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가 대거 포진해 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민정수석 출신 전해철 민주당 의원, 이호철 전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등 이른바 ‘3철’로 불리는 핵심 3인방이 있다.

정책 지원 그룹 중심엔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있다. 문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 발족한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조 교수를 중심으로 8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문 전 대표가 발표한 공공일자리 확충 및 노동시간 단축 공약은 모두 조 교수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주변엔 외교관 출신과 친이(친이명박)계 인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김숙 전 유엔대사를 좌장으로 하는 ‘10인 회의’엔 김봉현 전 호주대사,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 등이 포함됐다. 주요 정책 개발을 돕는 인사로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경제),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교육·사회)이 최근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친이계 인사다.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에서 눈에 띄는 대표적 인사는 이한주 가천대 교수다. 성남시장 취임 초반 때부터 정책 조언을 해 온 이 교수는 이 시장의 대표 복지정책인 ‘청년배당’ 제도의 토대를 제공했다. 전 국민에게 연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공약은 강남훈 한신대 교수 아이디어다.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는 노무현 정부 인사가 중심이 된 가운데 최근 ‘노무현의 입’으로 불렸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을 캠프 실무 수장으로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대선 캠프에선 2012년 대선을 주도했던 박선숙, 김성식 의원이 이번에도 전면에 나설 계획이다. 대변인 이용주, 비서실장 송기석, 정책 분야 채이배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캠프에는 김세연, 이혜훈, 이학재, 오신환 의원 등 10여명의 현직 의원과 이종훈, 민현주, 조해진 전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책 개발에는 유 의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인연을 맺은 신광식 연세대 교수, 김인규 한림대 교수 등이 지원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 캠프에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정무,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이 경제, 이석연 변호사가 정책 법률 분야 조언을 하고 있다.

김채연/은정진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