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의 고객을 사로잡는 에너지 매혹 <9> 감정노동자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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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팩으로 된 한우 꽃등심을 환불해달라는 고객을 보며 직원이 당황해한다. 뜯어진 비닐백 속에 반쯤 텅 빈 공간을 보니 이미 고객이 고기의 반을 다 먹어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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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고객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강의 및 컨설팅을 해왔지만 도깨비처럼 불쑥 나타나 지나친 갑질 고객이나 블랙컨슈머(기업 등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자 제품을 구매한 후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자)에게는 단호한 입장이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스마일 마스크 속의 감정노동자들은 가끔 막무가내 고객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감정노동을 감성행동으로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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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겸손하게 만드는 고객서비스 시스템을 만든 스마트한 CEO
항공사가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배정해주지 않았고 식사 서비스가 형편없었다는 등 사실이 아닌 항의를 끊임없이 하는 갑질 고객이 있었다. 이 회사의 고객관리팀은 그 갑질 고객의 메일을 처리하기 위해 귀한 시간들을 허비해야 했다. 근거 없이 계속된 항의에 문제의식을 느낀 고객관리팀은 그 갑질 고객의 메일을 모아 어떻게 응대를 해야 할지에 대해 당시 CEO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CEO의 답변은 무척 간단하고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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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내부 직원들에게 겸손한 고객을 만드는 시스템’은 누구나 원할 것이다. 그런데 너무 어려울 것 같고, 막연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사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직원에게 커피를 친절하게 주문하면 고객이 돈 벌게 하는 똑똑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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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커피 한잔 주세요’라고 말하면 1.40유로(약 2,000원)만 내고 커피를 마실 수 있지만, ‘커피 한 잔’이라고 말하면서 주문하면 7유로(약 1만 원 )을 내야 한다. 직원에게 커피를 친절하게 주문하면, 8,000원을 버는 셈이다. 직원에게 무례하게 반말하지 말라는 주인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방법을 응용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얼마 전 가로수 길에 고기를 먹으로 갔다가 한참 웃고 왔다. 벽에 걸린 3대 서비스 매뉴얼 때문이다.
1. 미인 손님 주문시 음료 서비스 제공!
2.‘미인 손님’이라 외쳐주세요. 단 종업원 외면 시 음료서비스 불가.
3. 가게의 종업원들과 친하게 지낼 시 각종 서비스 혜택!
예쁜 손님과 직원에게 친절한 손님은 무료 음료수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판을 보면서 자신의 가게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기를 기대하는 주인의 의지가 느껴졌다.
결국, 차별화 된 고객서비스는 감정노동자의 정성담긴 서비스는 물론, 고객다운 고객의 자세, 그리고 거기에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은 당연히 내부 감정노동자들을 귀하게 여기고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시스템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CEO의 철학으로 만들어진 .스마트한 시스템이다.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외래교수 박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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