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자리 증가폭 4년 만에 최소
경기 침체와 산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대기업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대기업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10월 이후 2개월 연속 3만명대에 그치며 4년 반 만에 최소 수준으로 줄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비율도 하락했다. 취업자들이 질 나쁜 일자리로 떠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대기업) 취업자는 247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7000명 늘었다. 근로자 5~299인 업체(25만6000명)나 1~4인 업체(4만6000명)보다 증가 인원이 적었다. 10월에도 대기업 취업자(243만8000명)는 3만6000명 느는 데 그쳤다. 2012년 5월(8000명 감소)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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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경기 침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대기업들이 직원채용 규모를 늘리는 데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1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채용 규모를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48.6%가 ‘올해 신규 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기업의 채용 축소 분위기는 전체 취업자 가운데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에서도 확인됐다. 이 비율은 2014년 92.4%에서 지난해 91.9%로 0.5%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채용 축소로 질 좋은 일자리 감소 우려도 커졌다. 전병유 한신대 교수의 ‘기업 규모 및 원하청에 따른 노동 일터의 격차와 불평등’ 보고서를 보면 성 연령 근속연수 등이 같다고 가정할 때 지난해 기준 300인 이상 기업 종사자 임금이 1~4인 사업체 근로자보다 43%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황정수/임기훈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