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독일에 있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 씨의 강제소환 절차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정씨 변호인 측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최씨 모녀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21일 연합뉴스와 만나 "임의수사, 불구속 수사를 좀 하고, 그 다음에 불러도 안 나온다고 하면 그럴 때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수사로 전환하는 게 수사의 순서인데 그동안 검찰이나 특검이 정씨에게 소환을 통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임의수사는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고 피의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서 행하는 수사를 말한다.

이 변호사는 법원의 발부 결정에 대해 "(특검이) 수사하기 위한 방법이니까…"라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정씨 측에 체포영장 발부 사실도 알리지 못했다.일단 영장 발부의 근거가 된 혐의 사실이 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특검은 정유라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이를 근거로 독일 검찰에 수사 공조를 요청할 예정이며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법리 검토를 거쳐 정 씨가 체포영장 청구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법원은 체포영장을 20일 발부했다.

특검이 체포영장 발부의 근거가 된 혐의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업무방해 등이라고 적시한 점에 미뤄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비리와 관련한 건으로 추정된다.

정씨도 특검이 내건 구체적인 혐의 사실에 따라 자진 귀국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이 변호사는 국가에서 정씨를 소환하면 순응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정씨에게 전했고, 정씨도 귀국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밝혀왔다.

한편 형사소송법은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을 때에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최송아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