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국위와 클린턴 캠프의 TV토론 질문지 불법 공유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을 향해 "바보 같은 녀석"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불쾌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저녁 펜실베이니아 주(州) 허쉬에서 한 '대선 승리 감사 투어' 연설에서 "(백악관에) 제대로 된 대변인을 두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 바보 같은 녀석, 조시 어니스트는 메시지를 아주 형편없게 전달한다.

긍정적인 메시지도 나쁘게 전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메시지는 긍정적인데 그(어니스트)의 메시지는 긍정적이지 않다"면서 "어니스트는 아마도 명령을 (대통령이 아닌)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 같다.

내 말이 일리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는 어니스트 대변인이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미국 민주당 해킹을 비판하면서 자신까지 직접 끌어들이는 데 대한 불만의 표출로 보인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선일 오래전, 대부분 10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트럼프 캠페인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있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 본인도 상대 후보(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해킹을 러시아에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런 것은 어떤 사실적 요소를 근거로 판단했든 소식통들의 정보를 토대로 판단했든 트럼프 당선인 본인이 '러시아의 해킹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상대 후보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계속해서 러시아에 해킹을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최근 미국 대선판을 뒤흔든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와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위해 비밀리에 협력했다고 결론 내린 것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영 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해 확실한 보복 조치에 나설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16일 트위터에 "우리가 지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수장이 TV토론 전에 불법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에게 질문지를 건넨 사실을 폭로한 그 똑같은 사이버 공격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냐?"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는 지난 10월 해킹을 통해 유출된 존 포데스타 당시 클린턴 캠프 선대본부장의 이메일에서 DNC 간부들과 클린턴 진영이 민주당 경선 TV토론에 앞서 질문지를 공유한 사실이 드러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민주당이 본인들의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정략적으로 자신과 러시아의 연계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