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를 보좌진이 통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의 언론담당이 일정 시점부터 트럼프 트위터(@realDonaldTrump)의 계정을 공동 관리하고 있다.

트럼프가 호프 힉스 캠프 대변인 등에게 트위터 문구를 얘기하면 첨삭을 거쳐 트위터에 게시된다는 설명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의 지원유세를 하는 데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글은 힉스 대변인의 승인을 받고 트럼프 트위터에 올랐다.

트럼프의 트위터가 언제부터 캠프의 통제 아래 놓였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과장되고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던 이전 글들과 비교할 때 최근 트럼프의 트위터 글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최근 닷새간 트럼프 트위터에는 유세 현장의 지지자들을 긍정적으로 그리는 글이 많았다.

트럼프는 경선 때부터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수단으로 트위터를 많이 이용했다.

경쟁자를 깎아내리거나 자신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는 구설에도 많이 올랐다.

특히 여성 비하, 막말 등이 트위터를 통해 여과 없이 나가면서 트럼프의 이미지를 깎아 먹자 캠프가 '트위터 통제'라는 처방전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트위터를 캠프가 관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최고사령관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리로 트럼프를 공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클린턴 지원유세를 하면서 "트위터 계정을 관리하지 못하는 자는 핵무기 발사 코드를 관리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SNL(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쇼)에서 조롱당했다며 새벽 3시에 트위터를 해대는 자는 핵무기 코드를 다룰 수 없다"며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15일 SNL에서 '가장 추잡한 토론'이라는 평가를 받은 대선후보 TV토론을 패러디한 장면이 나가자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지루하고 재미없는 쇼"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시위자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겨냥해선 "거짓말을 하는 것을 괜찮다고 여기는 게 트럼프가 가진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플로리다에서 이기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서 플로리다 유권자들에게 클린턴 지지를 호소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